보일러 난방 온도를 2℃ 낮추면 연간 10.8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너무 쌀쌀하지 않아?"
서재에서 나오는 남편이 보일러 실내온도가 21℃로 세팅되어 있는 걸 봐서 그런지, 정말 한기가 돌아서 그런지 양손으로 팔을 쓱쓱 문지른다.
"에너지 절약도 해보고 난방비 좀 아껴볼까 합니다. 오늘부터 실내 온도 21℃로 가보시죠"
"22℃와 21℃가 이렇게 차이가 나나?"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가 18℃에서 20℃사이래. 이것이 나의 탄소 중립 실천일세!"
25년 된 구축아파트 40평대 사이드 집. 애초에 뜨끈뜨끈하게 지낼 생각은 없지만 막상 온도를 바로 20℃로 맞추자니 심리적 마지 노선에 부딪힌다.
소심하게 22℃에서 겨우 1℃ 낮추고 나니, 남편은 책상 아래에 두었던 슬리퍼를 다시 신고, 나도 집에서 막 입어 재끼는 플리스를 다시 걸친다. 남서향인 탓에 거실 깊숙이 햇살이 들려면 오후나 되어야 하니, 오전에는 따뜻한 차로 몸을 좀 데워야겠다.
오후가 되니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를 훌쩍 넘는다. 탄소 중립.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제거 및 흡수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 가스를 줄여야 한다. 온실 가스 중 이산화탄소, 메테인 등 탄소 관련 물질이 대부분 온실 효과를 차지하기 때문에 탄소 중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기 위해서는
차량과 공장의 화석 연료 연소 등과 같은 인위적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발전원을 확대하고
고효율기기 도입 등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
배출된 탄소를 흡수 및 제거하려면
습지, 숲 복원뿐만 아니라 맹그로브, 해초, 해조류 등 블루 카본 확대를 통해 흡수량을 늘리거나
네거티브 배출 기술 (*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지구의 온도를 급격하게 높이고, 이상 기온 등 극복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있다. 탄소증가→온실효과→지구온난화→폭염, 한파, 가뭄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환경 문제는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 자주 목격되고 있다.
출처: 기상청
나무를 심는 방법은 보일러 난방 온도 낮추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출처: 탄소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_가정편, 환경부
여름철 25~28도, 겨울철 18~20도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냉방 온도는 2℃ 낮추고, 난방 온도 2℃높여보자. 거추장스럽고 좀 유난스럽지만 겨울에는 내복, 수면양말, 무릎 담요는 손 뻗으면 닿는 곳에 늘 두어보자.
얼마나 아껴보겠다고 이렇게 생 난리 피우냐고 핀잔 주지 마시라. 가구당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무려 166.8kg이다. 대한민국 가구 10집 중 1집만 동참하면 연간 348,462톤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되며, 85.8억 원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38,293그루의 나무 심는 효과가 있다.
식목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나무 들고 산으로 올라갈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 난방온도 1℃만 낮추서, 1년 동안 우리 가족이 함께 다섯 그루의 나무를 심어보자.
방에서 뒹굴뒹굴 드러누워 나무 심기.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