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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bae lee Jul 02. 2016

2016 Bay Area trip (part two)

Twitch, LinkedIn, June 사무실 습격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의 3년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올해 6월에 미국 친구들의 결혼식을 위해 서부로 다시 여행을 갈 계기가 생겼습니다.
가는 김에, 몇 년만에 다시 조우하는 친구들이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엿보기 위해,
많은 약속을 잡아서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물론 간 김에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있는 케이큐브 패밀리사도 만나고 왔지요!)

1편에 이어,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다닌 흔적을 조금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마침 Bay Area를 방문한 기간이 WWDC 2016 이랑 완전히 겹쳐서, TechCrunch, Ars Technica 등에서 뜨는 뉴스를 실시간으로 읽으며 Moscone Center 근처도 지나다니고 했습니다. 개발자로 보이는 분들 (순전히 티셔츠로 판단...) 많이 돌아 다니시더라구요. :) Nerd harder!


The New Apple Store @ Union Square


Union Square 의 신생 Apple Store. WWDC 에 맞춰 오픈 준비를 한 듯.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관광객들이면 아실 유니언스퀘어의 옛 리바이스 플래그십 매장 대신에, 새로 지은 애플스토어가 생겼습니다. (또 기존 Market St. 의 매장은 없어졌구요.) Look & feel 이 궁금하기는 해서 스쳐 지나가 보기만 했는데, 높아진 전고 때문에 그랬는지, 그 느낌이 좀 더 마초스러워졌다고 할까요? 다른 날 다시 지나가 보니, 그때는 문이 항시 개방되어 있었는데, 자세히 보시면 가운데 부분이 슬라이딩 도어입니다. 그것도 높이 15m 는 족히 넘을 저 통짜 유리문이 스르륵 열려 있습니다. (저 유리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서 나른 거야?) 하여튼 재료와 마감에 집착하는 저 집념은 알아주어야 합니다.


(퍼온 이미지) 바로 이렇게! (출처: Stuff Magazine)


Bespoke Coworking


다음은 (역시 관광객들도 익숙하실 만한)  Westfield 쇼핑센터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기 어딘가에 협업공간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4층으로 올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Bespoke Coworking이라는 이름으로 1,000평 조금 넘게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대국 



(왼쪽 사진) 한 편으로는 500명 규모의 행사를 열 수 있는 이벤트홀이 있고, (가운데 사진) 협업/입주공간은 수십 개 정도의 팀이 상주 근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특이한 점은, fashion[tech] 에 관련된 스타트업 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1) 이벤트홀의 구조가 패션쇼를 위한 캣워크도 셋업해 주는 특이한 구조이고, 또 2) Westfield 쇼핑몰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입주심사 시 편의를 봐 주려나? 아무튼 그렇게 모여서, 절반 정도는 패션 관련 스타트업들이 들어와 있다고 해요.


온라인 쇼핑이 점점 대세를 이루며 리테일 장사가 잘 되지 않으니, Westfield 같이 잘 나갔던 리테일 체인도 어떻게든 변화에 발맞춰 적응을 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보입니다. 


사족인데, 정말로 갈수록 Bay Area 의 테크 쏠림현상은 심해지고 있고, 이제는 tech industry 종사자들에게도 버거워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건축 허가 구조가 너~무나 구닥다리 규제들로 묶여 있어서 문제였고 또 땅이 부족해서 문제였다가, Mission Bay 등 신시가지 및 기존 동네에서 이제는 신규/재건축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친구에 의하면) cost of living 은 그 간 너무 올라서, 요즈음 샌프란시스코에서 평범한 가정이 홈 오너가 되려면 median household income = $1.5m 은 되어야 정상적으로 (아마 30년 저당) 집을 살 수 있는 꼴이 되어 버렸다고 해요... 그에 반해, 제가 나온 카네기 멜른 대학교 주변은 아직 1/10 수준이라고 하니, 그렇게 살기 좋아졌다는 피츠버그 시에 비해서 샌프란시스코 주변의 집값은 미친 듯이 뛰어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아무튼, 평균 연봉이 높은 편인 이 업계도 그러한데, 기존 토박이들 또는 다른 분야에서 종사하던 분들의 현대판 생고는 어떠할지 참...


아무튼, 제가 찍은 협업공간 전경.


(퍼온이미지) 그리고 전문가가 찍은 솜씨. 현실 보다는 샤방하죠?


 복지시설! 저 같으면 코딩 하다가 머리 식힐 때 하루 세 번 이상 매달리겠습니다.


협업 공간들은 요새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서, 웬만한 알려진 곳들은 빈 방 없다고 한다네요. 단 여기는 조금 여유가 많은 편이라서, 제가 만나고 와 드린 미국의 어느 스타트업 분들 말로는 훨씬 더 싸고 위치도 좋아서 바로 고민 없이 Bespoke를 선택했답니다. 비싼 곳은 인당 월 900불 까지도 받는다고 하니... 참 한국의 시세는 어떻게 되려나요?


아주 재밌었던 건, 점심식사와 미팅을 마치고 와서 보니, 만나러 간 팀 바로 옆자리에 제 지인 (바로 윗 사진 속 저 회색 티!) 친구가 일하는 스타트업 Fanrock 의 데스크가 있더라구요, 세상 좁다며 인사했습니다! 웃기는 건 바로 전 주말 포틀랜드에 다녀왔었던 친구 결혼식에서 본 녀석들인데, 우연히 여기에서 마주칠 줄이야! 하지만 곧 미팅이 있다고 하며 준비에 바빠 보여서, 다음번에 제대로 방문 수다를 떨기로 하고, 바로 나왔습니다.


Twitch HQ @ SF


Hi Chiedo! 흥 많고 스타트업 해 본 경험도 있는 프런트엔드 개발자 친구입니다. 술을 너무 좋아해요.


또 옛 친구인 Chiedo 의 사무실에 들를 시간이 되어, 다운타운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기대를 엄청 많이 하고 갔는데, 크리에이터들이 과연 라이브로 중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했구요.


로비 전경.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 주는 TV wall 입니다.


일단, 로비 데스크 위를 보시면 아이패드가 놓여 있는데요, GoPro 도 그랬고 앞으로 많은 사무실들에 저게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Envoy라는 스타트업에서 뿌리는 서비스입니다. 방문자 등록부터 사진으로 호스트에게 인증 및 통보, NDA 즉석 서명, 그리고 오시는 길 안내 메일 자동 발송 등, 기존 아날로그적인 프로세스를 아주 간편화 해서, 괜찮아 보였습니다. 200억 이상 펀딩도 받았었네요.


식당 옆 오락코너. 식당에는 맥주, 와인 등을 자유로이 마실 수 있는 냉장고와 탭도 있었습니다. 부럽...!


사실 제 친구는 갓 입사한 신입이라서 아직 어리버리 조심스러웠고, 또 회의실이라든지 본격적인 업무 공간, 방송실 등을 촬영하는 건 민감하게 생각하는 듯해서, 사진은 더 이상 찍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금 찾아보니 "twitch office"라고 검색해 보면 많이 나오네요.) 여기저기 콘솔 게임기들이 쉬는 공간마다 흩어져 있고, 대충 요런 느낌입니다:



다운타운 건물의 3개 층을 쓰고 있고, 방송실들도 여기저기 숨어 있다고는 하는데, 하나 휙 지나가 보면서 구경했던 빈 방송실은 컴퓨터+웹캠 정도의 단촐한 셋업이었습니다. 그 이상은 사실 크게 필요는 없겠죠. 다만, 돌아다니며 제일 눈에 띄었던 공간이 4v4 피씨방 셋업이 있었습니다. 아무 온라인게임이나 할 수 있도록 직원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 같았고, 그리고 특히 신규 게임이 나오면 꼭 모여서 해 본다고 합니다. (역시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아, 혹시 Twitch 가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실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만 적자면,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e스포츠 방송의 선두주자이고, 아마존에 거의 $1B 에 인수된 회사입니다. 수백 명의 직원들 중 대부분은 개발진이고, 또한 인터넷 방송으로 게임 중계 또는 관련 콘텐츠 방송을 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거느리고 있는 "크리에이터" 들은 별로 없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순수하게 "스트리밍" 에만 집중을 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게임 토너먼트 등의 대형 이벤트를 할 때에도 자체 주최보다는 파트너십을 선호한다고 해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광고 & Twitch Turbo (ad-free) 구독 모델로 수익을 계속 잘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케이큐브도 콩두컴퍼니라는 game MCN 에 투자를 했었는데요, 프로게이머 출신 창업자들이 시작한 콩두는 아시아 특히 중국시장에 특화된 e스포츠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전진하고 있습니다. 상해에도 지사를 세우시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넓혀 가고 있어요. 콩두도 케이큐브도 파이팅!


아무튼, 신입 딱지를 뗄 때쯤 다시 놀러 오겠다고 약속하고, 그때까지 회사 모든 비밀을 알아 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흥부자 친구를 뒤로 하고 나왔습니다. 다음 장소는?




AirBnB! 이름만 들어도 이제는 마음 따뜻해지는 브랜드.


Hi Taido! 애플과 에버노트를 거쳐 에어비엔비 수석디자이너 역할을 하고 있는 똘기충만 친구입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너무나도 유명해진 AirBnB 의,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사옥으로 쳐들어 왔습니다. SoMA라는 창고 많은 샌프란시스코 동네 중에서도 다운타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인 이 곳은, 원래 보석 도매상이었던가? 대형 상업용 공간이었는데, 몇 년 전에 에어비엔비가 입주를 하였다고 하고, 또 이 동네 사람들이 전부 "에어비엔비 본사는 꼭 방문해 봐라"라고 하였기 때문에, 기대감 또한 제일 높았습니다.



로비 전경은 열심히 찍었는데, 게이트를 통과하고 나서부터는 넋이 나가서 사진을 다 찍지도 않았네요.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쁘게 담기에는 너무나 "광활" 했고, 다양한 코너들이 너무 많아서, 진짜로 엄두가 나지도 않았습니다. 이 역시 퍼온 이미지 몇 개로 대신하겠습니다 (+ 꼭 "airbnb office" 구글링 해 보세요):



진짜 샤방하죠? 여기에서 하나같이 즐겁게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솔직히 아주 조금 부러워 보였습니다. 저 미니 코너들은 6개월 정도마다 정기적으로 임직원들이 디자인을 해서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요. 자기 집을 DIY 하는 것처럼 사무실도 끊임없이 바꿔 나가면 얼마나 신선하고 일할 맛날까요.


외부인에게도 이 사옥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으면, 공식 투어 프로그램을 한동안 돌리다가,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져서 폐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 또 이제는 직원당 월 방문자수를 제한 두기 시작했다고도 해요. (얼마 전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데스크가 SNS 상에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실제로 이 동네에서 스타덤에 한 번 앉아올라 버리면, 그 압박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이 되네요.)


점심도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고 또 유알콜 무알콜 음료도 무제한 이었습니다. 정말 몰래라도 들어와서 숨어 살며 원격근무 라도 하고 싶은 사무실 공간입니다. 아흑...


개인적으로 풋 뿜었던 회의실? 휴게실? 현실도피실? 저 모니터는 분명 들어가 누워서 일하라고 있는 걸텐데... ㅋㅋㅋ 


또 인상 깊었던 것이, 저렇게 사용자 경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식화해서, 벽에 걸어 놓고 지나다니는 그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자랑스레 전시를 해 놓은 코너였습니다. 즉, 우리의 mission statement는 "호스트와 게스트 양자 간의 경험을 무조건 극대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프로덕트의 그 어느 부분을 맡은 그 어느 직급/직책의 임직원이라도, 저 flow를 잊지 말고 항상 존중한다는 걸, 저렇게 이쁘고 애착이 가게 해 꾸며 놓았던지라, 참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아참,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쿠바에서 외교 재개를 하며 방문 연설을 했을 때, 에어비엔비를 사례로 들며 미국의 entrepreneurship 격려 풍토를 이야기했었다고 하네요. 그때 또는 그 이벤트를 기념해서 쿠바 국기를 모티브로 한 대형 아트도 하나 있었는데, 사진 찍어올 걸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 나가며 스쳐 지나갔던 유리 회의실에서는 창업자 Brian Chesky 가 격의 없이 서너 명의 직원들과 편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도 목격을 했었습니다. (다음에는 파파라치 스킬을 습득해서 다시 방문해야지...)




June HQ


스마트 오븐입니다. 이쁘고, 똑똑하고, 비쌉니다. (출처: WSJ)


한국에서는 June이라는 스마트오븐은 거의 들어 보지 못하셨을 거예요.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고 또 계속 조금 지연되고는 있지만, 아무튼 재료의 종류만 선택하면 "최적의 굽기 정도"를 카메라와 열센서 등으로 감지해서 조리시간을 정해서 익혀 주는 convection oven입니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라서 $1500 정도라서 어떻게 팔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곧 시생산 단계이고 연말 성수기 때까지는 꼭 출시를 한다고 해요. 20여 명 규모의 팀 전체가 모여서 근무 중인 어느 조그만 타운하우스에서 친구 Danielle을 만났습니다. (역시 하드웨어 회사라 직접 촬영은 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Hi Danielle! 카카오프렌즈 마우스패드를 선물해 주니 엄청 좋아합니다. 다음엔 인형도 갖다 줄게 오븐이랑 교환하자.
Juicero 라는 핫한 스마트착즙기도 모양만 구경했습니다. 캡슐이 다 떨어져서...


가격은 조금 망설여져도, connected oven이라는 장점 덕분에, 나중에는 재료/반조리음식 스타트업들과도 제휴를 해서 레시피 공유도 할 예정이라고 해요.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주고, 또 오븐 예열하는 정도야 뭐 그리 중요한가? connected oven이라는 게 꼭 필요해?라고 의문을 제기할 만도 하지만, 긍정적 관점에서 본다면 헤비유저들에게는 메리트로 작용할 만한 것 같기는 합니다.


또 다른 스타트업들과도 시너지가 날 만한 이유는, 서양요리는 오븐에서 조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조리음식을 배송해 주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레시피를 동봉해 보낼 때 "화씨 X도에서 Y분 익히세요"라고 설명을 적어 놓아도, 실제로 수많은 다양한 가정용 오븐들이 정확히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적정 점을 찾는 데에 매우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요리를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미세한 온도와 시간 컨트롤이 마지막 2%를 완성하는 데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시죠, 그래서 June처럼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가 달려 있는 가전제품이 end point에서 받쳐 준다면, 저 회사들도 더욱 안심하고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유명한 미쉘린 셰프인 Michael Mina 가 어드바이저로 있다 보니, 믿음이 조금 더 가지요? 한국도 꼭 출시해 주어야 합니다 Danielle 양.


애플 출신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니 뿌듯하고, 또 하드웨어 경험이 많은 대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잘 버티어 주고 있으면서 또 실력과 경험 많은 젊은이들이 다른 하드웨어 스타트업으로 자유롭게 이직이나 스핀오프를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도 곧 이런 분위기가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속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내용이 많이 남아 있어서, 4편, 5편까지도 넘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열심히 계속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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