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그리운 것은, 사람의 온기

2020.11. I miss real hugs

by 틂씨

가장 그리운 것은, 온기



walking/strolling in the sun 햇살 좋은 날의 산책
coffee with conversation 커피 한잔의 대화
warm dinner with friends/family 가족/친구들과의 따뜻한 저녁
small praise from people around 주변의 작은 칭찬
unexpected tiny kindness/smile from a stranger 기대치 않은 친절
finding a good book 좋은 책의 발견
exhibition/art event 문화예술
exercising (gym, pilates or vinyasa yoga) 운동
live concert(jazz) or film 라이브 콘서트나 영화
...
and real hugs 그리고 진짜 허그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떨 때 행복한지에 대해 무감한 편이라고 한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은 뭐가 있나, 찬찬히 생각하며 친구와 리스트를 적어 보았다. 이 리스트가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순서대로 쓰인 것인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꽤 오랫동안 이 내용은 순위를 떠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래 걷지는 못해도 길거리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와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거창할 것 없이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친절이나 미소를 우연히 받는 날에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기도 하고, 친구들의 별것 아닌 칭찬에도 쉽게 자존감이 올라간다.


좋은 전시를 보는 것도, 책이나 영화를 발견하는 것도, 콘서트를 즐기는 것도 너무 좋지만, 무엇보다 요즘 내가 가장 그리운 것은 '허그', 사람의 온기다. 사람들의 따뜻한 허그에는 묘한 기운이 있어서 좋은 마음을 담아 누군가를 안아주면 그 마음이 전해진달까. 가끔은 마음 한 구석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그 짧은 순간에도.



네덜란드에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는, 대게 만나면 (아주 낯선 사이가 아니라면) 허그하고 볼 뽀뽀(양쪽 볼을 맞대고 입으로만/가짜로 쪽 소리를 내는 것)를 세 번 하는 문화였다. 볼 인사는 유럽의 나라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다른데 네덜란드의 표준(?)은 세 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허그는 나름대로 적응을 했지만, 볼 인사는 도저히 적응되지 않아서 혹여나 남들이 내게 그렇게 반가움을 표시할 때엔 그냥 가만히 볼을 내어주는 정도로만 타협했다. 그러니까 놀라서 피하지는 않는 정도랄까. 여튼, 나는 어느새엔가 허그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만나고 헤어질 때엔 당연스럽게 사람들과 포옹을 나누곤 했다. 오히려 한국에 잠깐 들어왔을 때에, 자연스럽게 팔을 펼치려다 당황스러워하는 친구들의 눈빛에 멈칫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했었다. 아, 삶과 문화의 많은 부분은 일상의 습관으로부터 비롯되는구나.


하지만, 이것도 전부 코로나 시절 이전의 이야기이다. 이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서로를 껴안아주지 않게 되었고, 텍스트로 가상 허그를 나눈다. 그러는 동안 지난 8개월여간 사람들의 진짜 허그를 아주 많이 그리워하게 되었다. 엉거주춤한 가짜 허그 말고 진짜 허그. 서로를 마음을 다해 꼬-옥 안아주는 그 짧은 몇 초간의 순간들. 그러면 정말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고민이 떠내려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언제쯤 사람을 만나 아무 의심 없이, 마음껏 안아줄 수 있게 될까. 그런 날이 오긴 할까.

유럽은 아마도 전반적으로 두 번째 국가 규모의 락다운을 실행하게 될 것 같다.





https://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21/jan/24/lost-touch-how-a-year-without-hugs-affects-our-mental-health?CMP=fb_gu&utm_medium=Social&utm_source=Facebook&fbclid=IwAR2bkoxAkoe_T8f5qC5MSLCR_9M_WPPe5y6sXcBFFV1rcELnQrKukkTFe_0#Echobox=1613560910

* [기사] 허그 없는 1년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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