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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테리어브라더스 Aug 09. 2019

네모 속 한 컷 세상


요즘 우리는 ‘네모 속 한 컷 세상’에서 살아간다. 여기서 ‘네모’는 생각과 기준의 틀, 영역과 시대적 흐름, 스마트폰과 그 속의 온라인, 공간과 건축물, 교류를 통한 사회적 범위 등 자신이 실재적으로 또는 추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범위라고 말할 수 있다. ‘한 컷’은 기억이나 연상, 하나의 장면 혹은 추억, 관계 속의 매개체 등 무엇인가 대변할 수 있는 편집물을 뜻한다. 

인류는 유목 생활에서 정착 생활로 생활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정보의 전달과 보관 및 보존을 위해 자연의 동굴이나 암석, 동물의 뼈 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인쇄기술이 발명되면서 신문이나 책, 잡지 등의 수단으로 대량의 편집물을 대중과 공유할 수 있었다. 

또한, 전기가 발명되면서 라디오나 텔레비전으로 더 멀리 더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컴퓨터의 등장과 인터넷이 보급, 발전하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가공하여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송신자 겸 수신자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지금은 인터넷의 대중화 이후 개인화된 서비스인 미니홈피나 블로그와 같은 정보 기반의 서비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포괄하는 개념인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1인 미디어는 텍스트 및 정지된 이미지만이 아닌 오디오와 영상을 통한 1인 방송으로 누구나 인플루언서 즉 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으며 하나의 혁신적인 사회적 문화로도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의 미디어를 통한 수평적 소통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공유, 평가, 추천 등을 통해 무한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SNS 활동의 레벨 즉, 좋아요와 하트의 수, 팔로워의 명수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이는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섣불리 판단하고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런 생산물들이 보기 좋게 잘 포장되고 잘 만들어진 편집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염려와 두려움이 앞선다. 예전에는 직접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이제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실제 체험한 것처럼 꾸며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디자인 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 예전에는 프로젝트 의뢰를 받아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면 어떠한 용도의 공간인지, 어떠한 사람들이 사용하는지, 어떠한 기능들이 충족되었으면 하는지, 어떠한 분위기였으면 하는지 등 주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서 프로젝트의 핵심 정보와 키를 얻음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끈끈한 정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의 언어가 ‘핀터레스트(Pinterest)’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무분별하게 노출된 이미지 속에서 공간의 적합성과 합목적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시각적 이미지 전달과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실현 가능 여부 협의에만 급급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이를 통해 미적 수준을 판단하는 능력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그 깊이를 가늠하는 능력은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하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실제로 오프라인에 살지만, 온라인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온라인을 동경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다시금 수많은 미디어의 노출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필터링해서 습득하는 습관이 필요하며, 단순히 표면적인 어필에 의한 끌림만이 아닌 체험 및 경험을 통한 내면적 끌림이 동반되어야 한다. 즉 하드웨어적인 쇼크를 통한 끌림에 개념과 통찰을 통한 소프트웨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세상 속 우리는 마치 한 자리에서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들과 같다. 코끼리의 코를 만진 사람은 굽은 멍에와 같다 하고, 머리를 만진 사람은 솥과 같다 하며, 다리를 만진 사람은 나무, 꼬리를 만진 사람은 밧줄과 같다 한다. 

이처럼 타인의 편견이나 단편적 경험이 아닌 자신만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직접 체험을 통한 하나하나의 컷들이 존중되고 올바른 경쟁과 성장을 통해 평준화되거나 획일화되지 않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 그런 네모 속에서 살기를 바라본다.


글 | 어성우 대표(3.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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