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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테리어브라더스 Jul 25. 2019

공간의 투명성과 반사성


우리가 사는 현시대의 공간은 정지된 순간이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의 이미지, 찰나의 이미지를 제공하며 공간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시간의 확장성’이라는 개념의 변화에서 공간은 곧 시간의 누적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으로 나타난다. 이는 시간에 따라 점차 진화하고 변화, 성장하는 공간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은 유기적인 형태와 물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으로 연출될 수 있다.

또한, ‘공간의 확장성’이라는 개념은 공간의 물리적 실재공간의 영역을 벗어나 가상공간으로의 확장을 나타내기도 하고, 그 두 공간을 넘나들기도 하고, 때로는 분리되어 물리적 실재 공간을 연결하도록 하는 연출로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현재 다양하게 나타나는 공간의 개념과 특성은 그 공간의 재질, 소재, 즉 표피의 적용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드러낸다. 몇 가지 공간의 사례를 통해 공간의 표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Super Surface’라는 공간의 표피가 주는 질문의 답을 찾아보자.


표피의 투명성(공간의 확장성과 연속성)

공간 표피의 투명성은 내부와 외부 공간의 시각적 상호 관입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유리라는 물질은 내부와 외부 공간을 물리적으로 경계 짓지만, 시각적으로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인식된다.

시각적으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유리 건물

표피의 투명성에 의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외피의 비가시적인 투명성으로 인해 공간이 연속적인 형태를 가진다. 이로써 공간은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상호 간 연속성을 띈다.


공간의 투명성 
<The video gallery_Bernard Tschmi>

도시공원에 지어진 한시적인 프로젝트 구조물로, 조각 작품처럼 일시적인 설치물로 계획되었다. 전체가 유리로 된 ‘비디오 갤러리’는 내부에서 상영되는 비디오가 외부에서도 보인다. 낮에는 전체 투명한 유리의 물성으로 인해 내부와 외부가 연속되지만, 밤에는 내부에서 나오는 빛과 영상들에 의해 빛으로 이루어진 블록(block)과 같이 보이며 마치 부유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표피의 반사성(공간 경계의 인식의 모호성)

유리가 가지는 투명성은 빛과 시선 등의 투과되는 성질 이외에도 반사되는 성질을 통해 내부와 외부 공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빛의 반사에 의한 유리 외피의 표면성에 대해 보면 외부의 반사로 인해 유리의 외부 공간이 비치며 반대로 내부에서 바라보면 반사와 투과로 인해 표면에 내부와 외부 모습이 중첩되어 양성적 모습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명성의 양면적인 의미로 인해 내부와 외부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그 결과 공간은 다양성을 가지게 된다.

맞은편 건물의 모습을 그대로 반사하는 유리 소재
공간의 반사성
<Two wings of glass_Herzog & De Meuron>

낮에는 비틀어진 건축 표피의 유리면이 빛을 반사하고 외부 경관을 표면에 그려내며 내부의 모습은 그려진 외부 경관의 이미지를 통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였다면, 내부와 외부의 밝기가 반전되는 밤에는 내부의 복잡함과 다양성을 투명하게 외부에 드러내어 외부에만 머무는 시선을 내부까지 확장한다.


이처럼 공간 표피에서 나타나는 투명성과 반사성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간의 변형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의 개념을 공간에 구현함으로써 ‘시간의 확장성’을 통해 다른 여러 시간성이 우리 현실 속에 존재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더불어 물리적인 공간을 구분하지만 시각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비가시적 요소인 유리 등의 소재를 공간의 표피로 사용하면서 내부와 외부의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의 모호함을 연출하는 ‘공간의 확장성’을 드러내고 있다.

‘Super Surface’라는 개념은 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표피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감정에 대한 연구를 야기한다. 그 연구의 답은 그 공간을 체험하고 즐기며 우리가 찾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글 | 최형욱 소장(EPIK DESIGN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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