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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테리어브라더스 Jan 22. 2018

당신이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

호텔이 좋아보이는 이유: 침대, 화장실 그리고 조명

여행.


당신은 여행을 좋아하나요?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대체로 여행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어 같습니다(하지만 비즈니스 여행이라면 모르겠네요).


설레게 만드는 이유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죠. 가보지 못한 새로운 장소에 대한 기대감, 지금껏 맛보지 못한 현지 음식의 신기함, 직접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의 호기심 등. 그리고 이 많은 것들 중 현지에서 묵게 되는 호텔 또한 하나의 설렘 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호텔에서 제공받는 특별한 서비스를 통해 여행객들은 지친 몸을 달랠 수 있습니다. 휴식의 장소이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지요.


호텔의 포르테 코셰(Porte-Cochere: 차를 대는 호텔의 출입구)에서부터 호텔의 환대를 받으며, 로비 체크인. 카드 키를 받아 들고, 객실로 향하는 복도에서의 발걸음은 두근대는 설렘에 맞춰 빨라집니다. 문을 여는 순간, 근사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객실로 인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집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되죠. “우리 집도 호텔 같았으면…” 그렇다면 왜 우리의 집과 호텔은 다르게 느껴질까요? 집이라는 공간에 이미 익숙해져서 일까요? 아니면 호텔이 우리 집보다 훌륭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어서일까요? 왜 호텔 객실은 근사해 보이는 것일까요.


호스피탈리티 전문 디자이너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인테리어나 가구와 같은 표면적인 디자인 차이 때문만은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좋아 보이는 호텔디자인의 비밀을 알려드립니다.


1. 침대 형태와 헤드보드(Headboard) 디자인


객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침대입니다. 이는 객실로 들어섰을 때의 설레는 마음이 가장 극대화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호텔 객실의 중심은 침대이며, 디자이너 또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침대 디자인을 위해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객실 내 침대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는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로 나뉠 수가 있는데, 크기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순서를 볼 때 트윈(Twin), 풀(Full), 퀸(Queen), 그리고 킹(King)으로 볼 수 있지요. 침대의 크기에 따라서 공간을 사용하게 되는 사용자들의 성격 또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트윈 혹은 풀 사이즈의 침대가 있을 경우 비즈니스 성향의 호텔로, 개인 또는 동성 그룹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퀸 또는 킹 사이즈의 경우, 개인 혹은 커플 간의 사용이 적절해지게 됩니다.


때로는 침대의 형태 차이로도 공간의 분위기는 천차만별로 달라질수가 있습니다. 원형 침대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W호텔 서울이 한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이지 않은 형태이기에 W호텔 서울을 진행할 당시에 주문제작을 통해 이루어낸 결과이지만, 원형이라는 요소로 객실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동시에 주변 벽, 가구들 또한 곡선으로 풀어내기에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W호텔 서울의 원형 침대. 침대 형태 하나로 공간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침대 뒤의 헤드보드(Headboard) 디자인 또한 공간을 돋보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미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들도 함께 채워질 수 있어서 찾아오는 사용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눈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찾게 되는 기능이 적절히 녹아 들어 있어객실을 이용할 때 최대한 불편함을 없게 합니다.



2. 공간적 태피스트리(Tapestry)를 통한 구획


태피스트리(Tapestry)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태피스트리라는 단어는 생소할 수 있는데, 본디 다채로운 염색사를 엮어서 그림을 짜 넣는 직물을 말하는 것으로, 침대 헤드보드 위에 많이 걸어두게 됩니다. 태피스트리는 시각적으로 부각이 될 수 있도록, 공간을 대표하는 포인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가이아에서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공간적 태피스트리는 침대가 호텔 객실 안에 또 다른 공간으로 구획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객실 안에 침대 존(zone)만 따로 구획되어 공간적 분리를 통한 아늑함을 느끼는 것이죠. 재료의 차이를 두면서, 공간의 다채로움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W호텔 보고타 공간적 태피스트리. 시각적으로 부각될 뿐만 아니라 침대존(zone)이 만들어지면서 아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호텔 객실 디자인의 건식 화장실


호텔 객실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집들과 비교해 본다면,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화장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라는 유형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헌데, 보편적인 아파트의 화장실을 보면 99%는 습식 공간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닥부터 벽까지 전부 타일로 마감되어 있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물이 닿는 공간이다 보니, 습식 공사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비교적으로 공간이 작다 보니, 좁은 타일 공간 안에 욕조와 변기, 세면대가 한꺼번에 들어가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유형이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 익숙해져 있지요. 심지어 한번에 물청소 하기에도 편하다는 인식이 우리 속에 깊게 자리 잡혀 있습니다. 반면에 호텔 객실의 화장실들은 이와 다르게 건식 화장실을 혼용합니다.


말 그대로, 샤워실이나 욕조와 같이 물이 완벽히 닿는 공간은 습식으로 진행하되, 공간을 사용할 때 젖지 않아도 되는 변기 혹은 세면대의 경우 건식 공간으로 설계합니다. 하나의 화장실이라 할지라도 성향이 다른 두 부분은 철저히 분리를 함으로 해서 사용자의 편리함을 더 끌어 올립니다. 동선의 분리를 통해 한번에 여러 사람의 사용을 수용할 수도 있으며, 건식 부분을 좀 더 객실의 침실 공간, 응접 공간으로 흡수될 수 있게 하며 좀 더 넓게 화장실 공간을 사용할 수도 있게 합니다. 호텔의 건식 화장실 구조가 가지는 장점들을 토대로 기존 우리 주위의 아파트에 대입을 해본다면, 더 풍요로울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W호텔 보고타 화장실 세면대.


4. 호텔 객실의 조명 디자인


조명과 빛이라는 요소는 공간 안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합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를 적절히 밝혀주고,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조명이 없다면, 이는 ‘말짱 도루묵’이지요. 호텔 객실에서의 조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객실 안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 역시 조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객실 안에서는 수면 외에도 여러 활동이 이루어지기에, 체계적인 조명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조광을 연출하는 것이 키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본인의 활동에 맞게 자유자재로 조광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가 이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은은하게 공간을 비춰주는 무드 조명은 여러 단계의 ‘디밍(dimming)’ 시스템에 따라 조절을 하며 사용자의 니즈(needs)에 맞출 수 있습니다.


공간이 충분히 밝아져야 할 상황이라면 조광의 디밍을 최대로 하거나, 어두우면서도 은은한 조광의 느낌을 내고자 할 때 이에 맞게 디밍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야간 조명 시스템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 간접적인 빛으로 수면을 방해하지 않지만, 주위를 확인할 수 있거나 멀리 화장실로까지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적당한 조도 또한 계획할 수가 있습니다. 때로는 침대 위에서 독서를 하고 싶을 경우, 리딩 조명을 통해 눈에 편안한 적절한 밝기의 빛을 연출할 수도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는 모두 잘 짜인 객실 조명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침대 옆에서 손쉽게 여러 연출 조절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이를 고려하여 우리들의 집에도 이 시스템을 반영할 수 있다면, 다양한 활동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풍요로운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ramim Hotel & Resort 객실 리딩 라이트. 강도와 공간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조명시스템이 호텔과 일반주거의 큰 차이점이다.


호텔의 객실은 그저 겉의 마감과 디자인이 다르다 해서 우리의 집들과 달리 보이고, 더 좋아 보이는 것만은 아닙니다. 좀 더 그 공간의 사용자에 맞는, 그 사용자의 행동에 맞게 다양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능들이 미리 예비되어 공간 디자인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네 가지 예시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호텔 객실의 장점들을 우리의 집들에 반영을 시킬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풍요롭고, 편안한 호텔 객실 같은 우리의 공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김석훈(스튜디오 가이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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