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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센토 Aug 31. 2020

동백꽃

@ 은각사


아직은 차가운 봄바람에

툭, 떨어져내린 붉은 동백꽃이

가슴 철렁하던 어느 3월


그 어디에도 서 있을 곳 하나 없이

서늘하게 날선 봄날에




2011년 3월 11일 오후, 매그니튜트 9라는 낯선 용어의 강력한 지진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땅의 거대한 진동과 함께 평온하던 그의 삶도 기초Ground*부터 통째로 뒤흔렸다.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이후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능 유출로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게 되었던 그 순간, 도쿄의 교통이 마비되어 수많은 인파들과 뒤섞여 5시간 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우리는 평생을 살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은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구나.”




* 기초/토대 - "ground - 근거라는 것은, 혹은 이성과 토대라는 것은 독일어로 '기초'입니다. 'ground' : 영어에서 말하는 'ground'입니다. 즉 '대지' '토지'와 같은 말이군요. 다리가 발 딛는 이 대지가 근거이자 이유이며, 이성을 움직이는 무엇입니다." - 사사키 아타루, 부서진 대지에, 하나의 장소를, <사상으로서의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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