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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센토 Oct 13. 2022

어렴풋이

#깊고맑고푸른 #하나의질문 #아리아드네의실 


산다는 건 꿈과 현실 사이의 진창길을 걷는 일. 영혼의 중심을 향하는 길은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마구 뒤얽혀 있어 미숙한 초행자는 쉽게 방향을 잃었고 허방을 딛고 나뒹굴었다. 무엇을 찾아 헤매었던걸까. 


"아, 반짝이는 유리 조각들, 그것들을 모으고 싶었네.

햇살에 반짝이는, 그러나 허리 굽혀 주워보면

찬란한 빛을 잃어 한낱 사금파리에 지나지 않는 것들.”


말하자면 모든 것이 어슴프레 뒤섞인 검을 현玄의 한 켠에 놓인 붉은 욕망 같은 것, 마음은 있는데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과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문장들, 창문에 어른이는 빛의 풍경과 설레는 마음에 주워 든 유리 조각처럼 이제는 빛을 잃었지만 아직 온기가 남은 어떤 것들. 고요한 수면 아래에서 일렁이는 그 맑고 투명한 것들. 이제 네 눈 속의 "깊고 맑고 푸른 그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지난 날의 어설픔과 갈피없음은 미처 버리지 못한 채.       


두번째 노트는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어렴풋한' 어떤 것을 찾는 모색(摸索)에 대한 글들이다. 



* 김광석, <불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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