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하면 링 도넛의 형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크리스피 크림도, 던킨 도너츠도 기본은 링도넛이다.
밀가루와 부재료를 섞어 만든 반죽을 기름에 튀겨서 만드는 단순한 조리법의 도넛은 미국으로 이민 온 네델란드계 미국인들이 그 원조라는 설이 우세하다. 도넛의 가운데가 잘 익지 않으니, 포크로 구멍을 내서 익지 않는 부분을 떼어낸 것이 링도넛의 시작이라는 데 이를 만든 항해사가 폭풍우 속에서 타륜의 손잡이에 도넛을 끼워 먹으며 끼니를 때웠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설도 전해진다.
여하튼 도넛에는 링도넛도 있고, 찹쌀 도나스도 있고, 팥소를 넣은 팥도넛도 있고, 잼을 넣은 잼 도넛도 있고, 꼬아 만든 꽈배기도 있고, 꿀을 바른 꿀빵도 있고, 링도넛의 구멍을 뚫고 남은 재료로 만든 먼치킨과 폰데링도 있다.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에 높은 열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구호물자나 공장 노동자를 위한 한끼 식사로 대중화되었는데, 고급 디저트인 크로넛도 있고, 하와이안 도넛인 말라사다도 있다. 중국에선 도넛과 두유를 아침으로 먹기도 하는데 언젠가 길위에서 먹은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난데없이 왠 도넛 이야기인가 하면 여기에 도넛이 있다. 중심이 있어야 할 자리에 구멍이 나 있다. 뻥 뚫려 있기는 하지만 그 텅빈 곳이 도넛의 중심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렇게 링도넛처럼 에둘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