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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채 Jul 24. 2019

넌 왜 혼자니?

조나단 타코 리빙스턴

채석강에서 조나단 타코 리빙스턴을 만났습니다. 빛과 함께 사라진 이후 오래간만입니다.


변산 채석강


저 대양 너머 어디에선가 그가 제 타코를 빼앗아 먹은 뒤, 우린 서로 말을 트게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에겐 무리에서 이탈했단 공통점이 있었고, 각자의 타코를 부리에 묻힌 채 담담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때 초월적인 비행의 세계 어쩌고 운운하더니… 반가움에 조나단에게 묻습니다.

“너 왜 혼자 왔어?”


돌 대신 바지런히 갯벌을 쪼던 그는 고개를 들더니 별 반가운 기색도 없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받아칩니다

“그럼 넌 왜 또 혼잔데?”

질문이 잘못되었습니다. 이젠 스스로 헤쳐 나가라던 그의 말이 떠오릅니다. 마침 우릴 지나치던 아주머니가 한심하다는 듯 제게 말합니다.

“에구! 걘 아니야, 이미 갔다가 돌아왔어!”


태안군 안면읍


아! 조나단… 그를 만난 이후 전 스스로 이 세계를 날기 위해 아등바등해왔습니다. 비록 아직은 홀로 나는 갈매기란 쉽게 지친다는 걸 알았을 뿐이지만 말입니다.


제부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갯벌을 한참 뒤적여도 소득이 없자 언제 까칠했냐는 듯 조나단이 묻습니다.

“근데 여긴 타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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