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le Ale Nov 20. 2017

깟깟 마을, 사파

동남아 부부 배낭여행기 14

사파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빠짐없이 하는 것은 트레킹이다. 소수민족 마을을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인데, 여러 코스가 있다. 보통 가이드를 동반하고 트레킹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호텔 카운터에서 트레킹 상품을 판매한다. 다양한 난이도의 여러 트레킹 코스가 있으므로 본인에게 적합한 코스를 선택해서 다녀오면 된다. 현지 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꽤 긴 코스도 있으니 체력에 자신이 있고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한번 해보는 것도 좋다. 고산족이 사는 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트레킹은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여러 나라에 온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1박 2일 동안 트레킹을 하다 보면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조금 긴 트레킹을 떠났을 텐데, 비가 계속 오고 안개도 있고 해서 우리는 사파에서 가장 쉬운 트레킹 코스인 깟깟 마을을 돌아오는 가벼운 트레킹을 했다.


고산족 여인들


사파 시내에서는 어딜 가나 고산족 여인들을 만날 수 있다. 관광객들에게 수공예품을 판매하는데, 부담스럽게 따라오는 분들이 많아서 약간 불편할 수 있다. 트레킹을 떠나면 이들 고산족 여인들이 계속 따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같이 걷다 보면 나름 친해지고 해서 결국에는 이들이 판매하는 공예품을 구매하게 된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기념품으로 적당한 가격이니 큰 부담은 없다. 독특한 물건이고 천연 재료를 사용한 수공예품이니 의미도 있다.


깟깟 마을은 호텔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계곡에 위치한 마을로 가볍게 걸어 내려가서 마을을 돌고 산등성이를 따라 돌아서 다시 사파 시내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딱히 가이드가 필요한 트레킹은 아니어서 우리는 가볍게 트레킹을 했다. 계단식 논과 주위를 둘러싼 산을 보며 한가롭게 걸으며 이곳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스쳐가며 볼 수 있다.



깟깟 마을 초입에는 갤러리 겸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 잠깐 들어가서 다리를 쉬고, 발코니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진열된 작품들도 개성 있고 독특해서, 운반의 문제가 없었다면 구매를 고려해봤을 터이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느끼는 것인데, 예술적인 감각이나,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은 너무 자존심을 내세워서 쓸데없이 그림이나 작품들의 가격이 너무 높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예술 작품에 접근하기 어렵고, 결국 관심도 떨어지고, 예술가들은 생활고에 시달린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작가들이 운영하는 소박한 갤러리를 자주 접하고 작품의 수준도 현지의 문화가 반영된 개성 있는 소재의 작품들이 많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물론 관광지에서의 단편적인 측면만을 갖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겠으나,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예술 시장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성있는 작품들
갤러리 발코니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
깟깟마을 풍경
계단식 논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간판도 예술적이다
이곳 고산족들이 이렇게 만든 천으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계곡에 놓인 다리 옆에 화분과 장식물이 보인다. 
염소를 몰고 가는 고산족 아저씨
이곳에서 가방을 하나 구매했다. 색감이 아름다워 장식용으로도 제격이다.
크진 않지만 폭포도 있다
비가 와서 물살이 꽤 거셌다
트레킹 코스는 잘 정비되어 있어서 힘들지 않게 다닐 수 있다
판시판 산의 높이가 3,143미터라는 것을 알려준다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사파는 중국과의 국경이므로 중국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잘 정비되어 그림같이 펼쳐진 계단식 논
고산지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진 계단식 논은 여행자에게는 그림이다
트레킹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소떼들
트레킹 코스 주변에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있지만 딱히 호객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에서건 순박한 소의 눈망울


깟깟 마을은 사파 시내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보기 좋은 코스이다. 베트남 고산지대 소수민족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많은 현지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상대하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볼 수 있다고 하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관광객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예로부터 내려오던 방식으로 수공업으로 공예품을 만들고 있으니 어느 정도 이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파 이모저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