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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스쳐가기 05화

오다 주웠다

사실은, 네 생각이 났어

by 김챗지
15. 오다 주웠다.png


오다 주웠다.
별 건 아니고
그냥 네 생각나서.


길가에 핀 민들레 하나,
포장도 없는 사탕 하나,
노을빛에 비친 웃긴 구름 모양.
딱히 너 좋아하라고 그런 건 아냐.
그냥... 눈에 띄길래.


아니야, 사실은 좀 예뻐서.
조금은 너랑 어울릴 것 같아서.
네가 보면 웃을 것 같아서.
그걸 봤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너였어.


근데 또 막 그런 거 주면
오글거리고 이상할까 봐,
그냥 말했어.
"오다 주웠다."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살짝 접어 넣었다.
네가 혹시라도
그걸 알아차리면
조금은 부끄러워지겠지.


그래도 뭐,
가끔은 그렇게 무심한 척
진심을 건네는 거야.
우리는 아직
어떻게 사랑을 주는지
서툴고 서툴러서.


그러니까 혹시라도
내가 또 무심하게 무언갈 건넨다면,
그냥 모른 척 웃어줘.

너도 알잖아.
그건 사실,
‘네 생각나서’ 주운 마음이라는 걸.




"사랑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은 사탕 하나,
하찮은 낙엽 하나에도
진심은 실릴 수 있죠.


'오다 주웠다.'
이 말은 다정한 사람들의
쑥스러운 고백입니다.
마음을 숨기기 위한 위장 같지만,
사실은 그 안에
퍽 귀엽고 단단한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무언가를 고르고,
그걸 어떻게 건넬까 고민하다가
툭 하고 말하는 한마디.
그 속엔 ‘내가 널 생각했다’는 조용한 외침이 있습니다.


이 시를 읽는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기를.
아무렇지 않게 주운 듯 건넨 마음이,
아무렇지 않게 전해졌기를."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그 말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오다 주웠다."
그 말 한마디에 담긴 당신의 서툰 다정함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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