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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스쳐가기 04화

비교라는 착시

나만의 바닥과 그들의 꼭대기 사이

by 김챗지


새벽 두 시의 방 안,
낡은 책상 위, 텅 빈 노트.
창밖을 올려다보니
누군가의 창엔 여전히 불이 켜져 있다.


그 빛 아래서 환히 웃는 얼굴,
반짝이는 트로피, 박수와 함성.
무의식 중에
그들의 꼭대기와 나의 바닥을
한 장면에 겹쳐두었다.


하지만 바라본 그 빛 뒤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존재하고,
그들도 밤이 되면
자기만의 바닥 위에서 잠든다는 걸
왜 잊고 살았을까.


어쩌면 비교라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 그려진 그림.
서로 다른 길 위의 꼭대기와 바닥을
억지로 연결한 착시에 불과했는지 모른다.


나의 바닥은 그들에겐 보이지 않고
그들의 바닥 또한 내겐 보이지 않으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자신만의 깊이를 살아갈 뿐이다.


이제 노트를 덮고
비교의 착시에서 벗어나
고개를 들어 나만의 창을 본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내 삶의 깊은 불빛을 본다.




"우리는 우리와 타인의 삶을 비교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화려한 성취를 보면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하고 괴로워하죠.
하지만 비교란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우리가 보는 타인의 삶은
그들이 가장 빛나는 순간만을 골라낸 장면입니다.
그 빛 뒤에 숨어 있는 어둠,
그들만의 바닥은 결코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꼭대기와 바닥을 가집니다.
내게 보이는 누군가의 성공도,
그 이면에는 무수한 실패와 좌절이 있을지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의 바닥과 타인의 꼭대기를 비교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그림, 착시에 불과한 것입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비교를 벗어나
자신의 깊이와 높이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보이지 않는 바닥을 이해할 때,
우리는 타인을 부러움이 아닌 공감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길 위에
누구보다 높거나 낮은 삶이란 없습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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