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사이, 균형이라는 자아
달력엔 빽빽한 숫자들이 숨을 막고
싱크대 구석엔 식지 않은 찻물이
하루의 끝을 밀어낸다.
할 일은 쌓이고,
답장은 내일로 미뤄지지만
남은 커피 반 모금—
그 고요 속에
내가 잠깐 앉는다.
회의 중 떠오른 창밖,
어딘가 나뭇잎이 흔들렸다.
나는 잠시 그 떨림에 기대었고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균열 사이에 넣은
작은 숨이었다.
워라밸은 말이 아니었다.
밤늦은 부엌,
귤껍질 향으로 씻긴
하루의 잔여.
삶이 일을 견디게 하고
일이 삶을 부여잡는
그 경계에—
잠시 조율 중인
나 하나.
“'워라벨'이라는 말은
종종 유토피아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일과 삶을 완벽히 나눈다는 건
실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의 기울기 안에서
중심을 잡으려 애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균형이 완벽하냐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나라는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5분의 여유, 눈을 감고 깊게 쉬는 호흡,
좋아하는 향기를 손목에 뿌리는 일.
이런 작고 사소한 행동이
삶의 균형을 만들어갑니다.
때로는 일보다 삶이,
삶보다 일이 더 무거운 날도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내가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워라밸은 결과가 아닌 과정입니다.
삶의 파도 속에서 내가 부서지지 않도록,
오늘도 나만의 속도로 노를 젓는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