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지 좀 마시오
밀었다
또 밀었다
화도 냈다
왜 안 열리냐며
심지어 발로 찼다
비밀번호도 눌러봤다
플래시까지 켜서
문틈을 들여다봤다
체념하며 돌아설 때쯤
구석에 바래 있던
쪼끄만 한마디
"당기시오"
어이없게 열렸다
문 뒤엔 또 다른 쪽지
"밀지 좀 마시오"
그제야 웃음이 났다
나는
문만이 아니라
사람도,
시간도,
마음도
마구 밀어왔던 거구나
문은,
삶은,
사람들은
당겨야 열린다는 걸
세상은 말한다
밀지 말고 —
아주 살짝,
손바닥만큼,
심장만큼
당기시오
"자주 밀어붙이며 살아갑니다.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서둘러 문을 열기 위해.
삶의 문도,
사람의 마음도,
기회의 타이밍도
어떻게든 밀면 열릴 것 같아서
애써 힘을 줍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밀어도 열리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억지로 밀수록 더 굳게 닫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한 발 물러서서
구석에 붙은 조용한 안내문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당기시오'
이 단순한 말은,
삶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작고도 깊은 조언입니다.
누군가의 마음도,
잃어버린 나의 감정도,
흐름을 놓친 시간도
세게 밀지 말고,
조심스레 당겨야만
비로소 열리는 것들입니다."
삶이 조금 막힌 것 같다면,
한 발짝 물러서서
천천히, 조용히
마음을 당겨보세요.
그 문은 어쩌면,
이미 열릴 준비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