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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스쳐가기 15화

무례함 = 무지함

상처는 때로, 무지에서 시작된다

by 김챗지


“그게 뭐가 그렇게 힘들어?”
무심한 말이
공기처럼 흘렀다

그녀는 웃었다
그러나 미소보다 먼저
눈동자가 떨렸다

말은 칼이 아니다
그러나
칼보다 더 오래 남는 흉터가 있다

무례는
의도가 아니라
무지에서 태어난다


그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하루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 위를 걷는 일이었는지


그녀도 몰랐다
그가 그렇게
마음의 언어에는
문맹인 사람이었는지


모른다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무지가 아니다
그것은 방기고
방기는, 폭력이다


오늘도 어떤 말은
누군가의 마음에
눈에 보이지 않는 멍을 남긴다


피는 나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상처들


무례는
한 인간이
타인의 삶을 상상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때 시작된다




"우리는 무례한 말을 듣고,

종종 그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 단정합니다.
그러나 모든 무례가

악의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그것은 단지 ‘모름’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는 우울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것 아니야?"라는 말이
얼마나 무겁고 날카로운지 알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차별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 무심한 농담이 어떻게 타인의 자존을 허무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모른다’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알고자 하지 않는 태도는
더 이상 무지가 아니라,

책임의 유기입니다.


무례함이란 결국,
타인의 삶을 상상하지 않으려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의 고단함을, 그녀의 균형 위태로운 하루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쯤으로 여길 때
상처는 말없이 깊어집니다.


우리는 누구의 아픔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해하려는 ‘의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아직,
우리가 배우지 못한 마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들을

상처 내지 않고 지나가기 위해선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입을 열기 전,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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