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꺾어보기 22화

사서 고생하기

아무도 안 시켰는데, 또 시작이다

by 김챗지


가만히 있어도 될 걸

굳이 나서고


쉴 수 있는 타이밍에

일을 벌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가 나를 시킨다


이쯤 되면 고생도

취향에 가까운 걸까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이상하게도

야한 웃음이 섞여 있다


끝나고 나면

“내가 왜 그랬지” 싶다가도

다음번에도

제일 먼저 손을 든다


그들은 안다

안 해도 사는 건 맞지만

한 번 해보면

사는 맛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왜 굳이 그걸 자청해?”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묻습니다.


안 해도 되는 일,

돌아가면 더 편한 길,

다들 피하는 걸 먼저 잡는 그 손길.


그런데 이상하죠.

고생 끝에

그 사람들의 얼굴엔

종종 이상하게 개운한 웃음이 남습니다.

다신 안 하겠다고 하면서도

다음 기회에도 제일 먼저 손을 들죠.


그들에게 고생은

미련이 아니라,

삶을 더 단단하게 살아내는 방식이고

누구에게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삶에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사서 하는 고생은 때때로

세상이 시켜주지 않는 의미를

자기 손으로 만드는 고집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런 고집이

삶을 더 재미있고

더 진하게

살아내게 만드는 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또 한 번
아무도 안 시켰는데
무언가를 시작한 당신에게,
이 글이
“나도 그래”라고 말해주는
작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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