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48일차
미래에 대한 많은 예측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어떤 미래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발달했고, 그렇게 발달된 인공지능은 인간의 모든 영역을 감당하게 됩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모든 정보를 기록하며, 모든 사회에 관여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기술을 발달시켰고, 그 결과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하여 자신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기쁨을 맛보게 되지요.
엄청나게 발달한 인공지능이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은 사람에게 적극적인 관여는 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관여만 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모든 자원을 관리하며 그것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분배합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소득이 발생하고,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인구 밀집도 또한 낮아지게 됩니다. 이상적인 지구가 만들어집니다.
적절하게 인구가 분배되어 있고, 저마다의 자원이 풍요롭게 있으며, 사람들은 정부 없이 평범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저장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을 집행하지만, 인간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고, 사고가 발생하면 인공지능은 기술을 동원해서 죽은 사람을 다시 소생시키게 됩니다.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영원의 삶이 가능한 세상.
그런 세상이 이어지면 이상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는 문제를 맞이하게 되지요.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수확자.
영원불멸한 인간의 생명을 거두어 갈 수 있는, 공인된 살인자들이지요.
소설 <수확자>는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미래를 배경으로, 죽음에서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인구의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공인된 살인자로 선발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수확자들이 나오는데, 저마다 자신이 목숨을 거두어야 할 인물에 대한 각자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중 한 수확자는 무기력한 사람의 생명을 거두어 갑니다.
무기력한 사람.
늙음과 젊어짐의 반복 속에서 생을 너무 오래 유지하다 보니 열정과 재미를 상실한 사람을 찾고 그들의 생명을 거두게 됩니다.
만약,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에 제가 살아간다면 저의 생명은 과연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죽음이 극복된 삶에서 사람은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살아갈까에 대한 생각도 해 봤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갈등은 유한함에서 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젊음과 경험의 기회 또한 그렇지 않기에 사람들은 오늘에 열심을 더해서 살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죽음이라는 존재가 나로부터 멀어진다 하여도 나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까요?
부족함이 때로는 채움을 준다는 생각을 합니다.
생명에 대한 유한함으로 인해서 우리는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려 노력하게 되지요.
소유에 대한 유한함으로 인해서 우리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 노력하게 됩니다.
그와 나의 관계의 불확실성 때문에 어쩌면 당신의 사랑을 더 확인하게 될 수도 있지요.
부족함이 때로는 갈급함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부족함 덕분에 오늘 제가 채워진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 부족함 까지도 오늘은 감사한 마음을 가져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