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61일차
매일 밤이면 글을 쓰고 있어요.
아이를 재우고, 침대에 앉아서 키보드를 무릎에 올려두고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글을 쓰고 있지요.
누군가에게 하는 말보다는 그냥 그날그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주제는 정하지요.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써 볼까?
이런 생각을 써 볼까?
그렇게 밤마다 글을 쓴 게 어느덧 61번째 밤이 되었어요.
지금의 목표는 100일을 채워 보는 것인데, 61일까지의 기간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처럼, 과연 남은 40여 일의 기간에 어떤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들곤 해요. 그러다 보니 자주 고민을 합니다. 이 정도면 많이 쓴 것 같은데 그만둘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퇴고의 과정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글 쓰기 전에 글의 구조에 대한 스케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적어도 어떤 서두를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어떤 결론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가 정도의 스케치는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어요.
일단, 제목을 생각하지요.
그리고 글을 써요. 구조에 대한 스케치 없이 그냥 앞에서부터 이야기를 주절주절 이어가지요. 말이 아니랄 떠오르는 생각을 키보드로 타이핑하면서 단어와 문장으로 나열해요.
그리곤 발행을 하지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필요한 스케치도 없고, 쓴 글엘 대해서 점검하는 퇴고의 과정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글은 발행을 하려 하면 과연 이 글이 주제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의심이 들면 발행버튼에 올라가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지요.
브런치에 올라오는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정말 다음 문장이 궁금한 그런 작가님들도 많이 있는데, 제 글은 제가 읽어도 너무 평이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저는 발행 버튼을 누르지요.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가 무심결에 던진 말 하나에 인사이트를 얻는 것처럼, 제가 두서없이 나열한 문장 속에서 누군가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약 60일의 글쓰기를 하고 제가 느낀 것은, 확실하게 글 쓰기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진 느낌은 아니에요.
품질이 좋아진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조금은 더 언어로 말하기에 가까워지는 느낌은 받고 있어요.
아마, 제 글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도 일종의 원인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도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삶의 좋은 인사이트를 모아서 블로그로 해 보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글을 올리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다가 결국 시도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그에 비하면 저는 많은 시도를 했고, 주저하며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 보다는 많은 것을 이루었으니까 말이지요.
언제까지 브런치에 글이 계속 올라갈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 보려고요.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은 자신이 만든 규칙 속에 갇혀서 살아간다고 하는데 어쩌면 제가 그런 삶이 아닐까 라는 염려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틀 안에 있어도 내면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에요.
일단 많이라도 쓸 수 있으면, 언젠가 잘 쓰기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많이 쓴 건 아니지만,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업데이트된 글을 보고 들어와서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