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62일차
사진 찍기 취미가 있었어요.
그렇다고 전문 사진사 뭐 그런 건 아니고요.
부모님과 옷장 정리를 하다가 구석에 있는 오래된 가방에서 구형 필름 카메라를 발견했었지요.
캐논 AE-1
제 나이보다도 많은 카메라였어요. 아날로그적인 느낌, 메탈의 묵직한 느낌이 매력적인 카메라이지요.
필름을 구입하고,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촬영에 필요한 셔터 속도와 조리개 값을 맞춘 다음, 조심스럽게 초점을 맞추고 숨을 죽이며 살포시 셔터를 눌러 사진을 촬영하게 되지요. 요즘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필름을 현상해야지만 결과물을 볼 수 있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카메라예요.
그렇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어느덧 10년이 넘었어요. 아니, 벌써 20년이 넘어가는군요.
이후 교직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찍어주려 구입한 삼성의 NX10이 있었고요, 아이가 태어나면서 마련한 canon 6D가 있어요.
아무리 스마트폰이 좋아졌어도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와 Dslr카메라가 보여주는 표현력의 차이는 존재하지요.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카메라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어요.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화질이라는 요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기록용 정도로만 취급되었지요.
좋은 사진은 폰이 아니라 카메라로 찍는다는 생각에 말이지요.
그렇지만 온전하게 카메라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기기들은 휴대가 쉽지 않았어요. 무거웠지요.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기 힘든 부분도 있었고, 길을 가면서 들고 다니면 마치 사람들이 전문 사진작가처럼 보는 시선도 부담이 되었고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사진이 많아졌어요. 장난스럽게, 가볍게 말이지요.
블로그나 브런치를 하면서 글만으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었어요.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미지를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아쉽게도 그렇게 올린 사진이 어떤 드라마틱한 호응을 얻게 된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블로그, 브런치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서 일상의 순간에 스마트폰을 들이미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런 이상적인 상황은 쉽게 마주하기 힘들지요.
가끔은, 부족한 여건 때문에 많은 것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부족함을 충족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것을 더욱 잘 활용하려 하고, 물건이 가진 본연의 용도 이외에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지요.
모든 것이 충족된 것이 좋은 환경이 될 수는 있지만,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지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 기본 기능을 활용해서 색감을 바꿔보고, 구도를 바꿔보며 연습을 하고 있어요.
사실 어떤 게 좋은 사진이고, 어떤 편집이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보기에 괜찮다고 생각되는 결과물을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지요.
가끔은 제가 만든 결과물이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에 편집한 사진을 지우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결과물이 모여서 조금씩 제 모습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공한 모습과 실패한 모습의 연속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선호하는 것, 그렇지 않은 것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의 성향과 브랜드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많이 만들어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 방법으로 편집도 해 보고요.
어느 날 갑자기 완성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느 날 갑자기 어떤 분야의 정점에 이르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많은 실패와 도전의 순간이 지나면서 결과물은 만들어지고, 역량도 향상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조금씩 시도하면서 우리는 오늘도 성장하게 되지요.
글쓰기처럼, 사진도 그렇게 만들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