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64일차
이직을 했어요.
교직에 있다가, 제조업을 하게 되었지요.
제 글에서도 보이겠지만, 교직을 싫어했던 것도 아니고, 그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여러 고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제조업을 선택하게 되었지요.
학생들과 교육활동을 하면서 최근 주목받는 “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여러 프로그램도 했었고, 지도교사로 활동하면서 수상도 몇 번 했었어요.
그렇다고, 제 전공이 기계나 공학은 아니었지요.
때문에 제조업을 하면서 삶의 방식이 바뀐다는 것은 결코 쉬운 부분이 아니었어요.
일을 대하는 방법이 바뀌었지요.
일의 경중을 따질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일이 더 쉽고 어렵냐, 어떤 일이 편한가에 대한 저울질은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일의 대하는 방법, 일을 진행하던 방법이 그동안의 관성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에서는 분명 어려움이 있었어요.
제조업이라는 분야, 특히 제가 하는 분야는 국내에서는 창업 비율보다 폐업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고 사실 제가 하는 제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도 그렇게 높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있거든요. 물론, 그럼에도 저는 그 문제들을 제 방법으로 풀어보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말이지요.
아무튼, 그럼에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종종 과연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사실 저는 아직도 학교가 그립기도 하고, 아직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고 있거든요.
차량에 약간의 이상이 생겨서 정비소에 차를 맡겼어요. 그리고 아이의 하교를 도와주고, 정비가 완료된 차를 찾으러 갔어요.
하늘이 참 맑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찾고,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공원에 소풍을 갔어요.
도시락을 먹고, 한적한 공원에서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아이를 따라가며 문득, 이런 순간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조업을 하면서 얻는 수익이 불확실한 미래 속에 수익이 늘어날 것 같은 가능성은 있지만, 과연 학교에서 정년을 채우면서 얻는 수익보다 좋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들지만, 그래도 제조업을 하게 되어 저녁이면, 휴일이면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만약, 제가 관성을 유지한 삶을 살았다면 지금 제가 누리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수학을 전공했고, 교직을 이수했고, 그러니 그런 과거 경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교사를 하고 있다면, 그래서 교단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사명감으로 이른 아침 출근하고 늦은 시간 퇴근하며 내 가족의 문제보다 아이들의 문제에 더욱 집중하여 고민하고 했다면, 과연 저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변화의 과정은 힘들지요.
일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아요.
변화로 인해서 물리적인 환경이 바뀌고, 내가 일을 하는 방법까지 바꾸게 된다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런 변화가 쉽지는 않지만,
오늘은 문득, 그런 변화 덕분에 지금의 기쁨을 누린다는 생각을 해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