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65일차
잘 놀던 아이가 칭얼거리는 이유가 있어요.
잘 먹고, 잘 놀다가, 잠을 잘 시간도 아닌데, 이상하게 칭얼거리는 거예요. 그렇다고 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직 부족한 표현력으로 짜증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지요.
선배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유 없이 짜증이 늘어난 아이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었지요. 그리고 그 선생님은 이렇게 이야기해 줬어요.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내가 어릴 때 가끔 칭얼거리고 짜증스럽게 굴고 그러면 부모님이 나를 꼭 끌어안아 주고, 팔다리를 조금씩 주물러 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처음에는 반항을 하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표정이 좋아지고 감정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부모님 말씀이 어린 시절에는 성장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통증이 올 수 있는데, 그걸 깨닫지 못하니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내게 될 수 있다 하던데,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알았는지 제 팔, 다리를 주물러 줘서 그런 통증을 잊게 했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유치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중이라거나, 키가 크면서 뼈가 조금씩 자라는 과정에 있다거나 하면 본인도 모르는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그런 감각을 처음 느낀 아이는 불편한 마음에 짜증으로 주변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말이지요.
이후 저는 아이가 짜증을 내면, 저도 짜증을 내기보다는 아이를 가만히 안아주고, 팔과 다리를 조근조근 주물러 줬어요. 그리고 아이의 감정이 조금 누그러들었다는 느낌이 오면 그제야 다른 주제로 분위기를 바꿨지요. 신기하게도 효과가 있었어요. 이후로 아이는 몇 시간 동안 짜증을 내거나, 쉬지 않고 울거나 하는 행동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거든요.
아침부터 이유 없이 짜증이 나는 하루가 있어요. 반대인 경우도 있고요.
매일 같은 출근길의 멋진 풍경이 그저 아름답게 느껴지고, 비가 오는 아침은 어딘가 운치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이런 멋진 날씨에 나는 여전히 출근을 해야 한다니. 이런 우중충한 날씨에도 출근을 해야 한다니. 아니, 저 차는 운전을 왜 저렇게 하는 거지? 앞에 이 차는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 거야?처럼, 하루의 모든 자극이 나의 분노를 유발하는 그런 날이 있어요.
어떤 사람은 그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감정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조용히 감춰두기도 할 거예요. 표현 방법이야 어떠하든, 외부에서 오는 모든 직접적, 간접적 자극이 본인에게 분노 게이지를 채우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동일한 그런 날이 있지요.
문제는, 그런 감정의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관계에서 적절하게 대우받지 못한다는, 인정받지 못한다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함께 일을 하는 사람과 나의 호흡이 서로 맞지 않아서 오는 숨쉬기의 불편함이 주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 원인을 발견하면 다행이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 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하루를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차량 점검을 맡겼어요.
언제부터인가 저단 주행 중에 기어의 변속이 부드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는데, 제 차를 함께 탔던 몇몇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동네 개인 정비소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하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
사장님은 차량의 누적 주행 거리를 보고 미션오일 교환 시기가 다 되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 말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미션오일 교환을 했지요. 그리고 차량의 승차감이 매우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문제는 오일 교환 이후 1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이전과 비슷한 불편함이 느껴졌다는 거예요.
이번에는 공식 정비소를 방문했지요.
차량에 기기 점검 장치를 연결하고 운행을 했고, 기사분께서는 미션과 관련한 몇몇 부품에 문제가 있어서 출력 및 변속이 용이하지 않고, 때문에 이에 대한 부품 교환 및 작업 과정에서 미션오일 교환을 필연적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부품 교환과 함께 미션오일 교환을 다시 해야 했어요.
수리 이후 승차감은 이제 회복된 것 같았어요.
문제 발생의 원인은 하나가 아닐 수 있어요.
어떤 상위 문제로 여러 가지 하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요.
누군가는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못하고 하위 문제 몇몇을 해결하고 마치 이제 그 문제가 본인의 눈에서 사라진 것처럼 깨닫는 사람이 있어요.
그렇지만, 문제의 본질이 살아있는 이상, 언젠가 그것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 마련이지요.
마치, 제 자동차의 미션에서 발생한 문제처럼 말이에요.
많은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것이 본인에게 국한된 경우는 더욱 그러하지요.
어쩌면 그 문제는 본인의 능력에 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본인이 가진 환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본인이 가진 장단점에 대한 잘못된 분석이 원인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잘 모르고 있지만, 마치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쉬운 부분은 결코 아니에요. 자신의 문제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해석한다는 것은 말이지요.
그러지만, 성장을 희망한다면, 그런 시각은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성장에는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관계에서, 정서적인 부분에서와 같이 우리가 욕심내는 모든 부분을 통틀어서 이야기하는 거예요.
결코, 내 관점에서 상황을 분석하는 것에 대하여 절대적인 신뢰를 하지는 말았으면 해요. 틀릴 가능성과 옳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요.
나에 대해여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닌 이상,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에는 이미 계산상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요.
어쩌면,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매일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어요. 그런 반복 속에서 내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오차가 줄어들게 된다면, 내가 마주할 문제를 내가 이겨낼 가능성에 대한 계산상의 오차도 줄어드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