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77일차
거울을 보면,
내가 상상하는 나이와 다른 내 모습이 있어요.
이렇게 입으면 너무 나이 들어 보이는가?
이렇게 입으면 너무 어려 보일까?
나는 아직 젊은 시절 내 모습인데,
어느덧 아이의 부모가 되어 있고,
적지 않은 나이의 사람이 되어 있지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게 입은 모습이 어색하고,
나이 들어 보이는 촌스러운 스타일일까 염려되고,
어떻게 입어야 좋을지 옷장 앞에서 주저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되었어요.
아직 젊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렇게 나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덧 나이를 야야기 하기에는 부끄러운 때가 되었어요.
제겐 그런 시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20대의 내 모습과,
30대의 내 모습과,
40대, 50대, 60대, 각각의 모습이,
계단처럼 한 칸씩 나누어져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더라고요.
29의 내 모습과
30의 내 모습은 여전히 같았고,
39의 내 모습과
40의 내 모습도 여전히 같으니까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여전히 같은데,
친구들과 만나면 어느덧 흰머리가 보이고,
어느덧 중년의 모임 같은 분위기를 보내고 있네요.
어물쩡한 시기.
그런 시기를 살아가고 있어요.
보라색과 주황색, 흰색과 파란색이 섞여 있는,
어느 날 오후처럼,
무엇 하나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든 그런 나이를 살아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