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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매일 쓰기 97일차

by Inclass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량을 잘 찾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불량은 기계의 문제에서 시작되고,

보통 그런 문제는 한 번 발생하면 계속 이어지지요.


그렇지만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놀리는 것처럼.

문제가 생겼다가,

어떤 계기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지만 결과물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상품이 온전하게 나오지 못하는 경우.

방직이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어느 시점부터 이어진 일에서,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를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과정이 순탄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문제가 생겼다가 없어진 기계에서 방직된 양말처럼 말이지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지만,

우리 모두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상처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누군가는 상처에 의미를 더해서 자신의 삶을 채우고,

누군가는 상처를 곱씹으며 살아가지요.


저는,

상처에 의미를 더해서 제 삶이 채워지는 것을 선호합니다.

상처가 제게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제가 발전되기를 바라고,

상처가 제게 주는 의미를 곱씹으며,

제 삶이 풍족하기를 바랍니다.


상처를 원망하고,

상처를 곱씹으며,

그것에 사로잡혀서 미래를 살아가지 못하는

정체된 삶은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은 의미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로 삶을 채우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아픔을 통해서 성장하고, 배우며,

지혜를 쌓아가는 어른들이 많아진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조금은 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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