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98일차
기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의심되는 부품이 있어서 분해를 했고,
여분의 부속이 있어서 교체를 했는데,
그래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부속이 연결된 구조를 살펴보고,
작동 원리를 고민하며
관찰했지만 해결책이 보이지 않더군요.
아니, 교체를 하고
전보다 더 많은 오작동이 발생했습니다.
먼지를 털어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관련 부속을 모두 분해하고,
깨끗하게 만들어서 다시 조립하고,
강도를 조절하고,
기계 설정을 조절하며,
그렇게 하루를 보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제조사는 기계 작동이 가능하게 하지,
기계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것은
현장에서 기계를 사용했던 사람의 기술이며
노하우겠지요.
그럼에도 몇몇 수소문을 해서 물어봤지만
아무도 해결 방법을 몰랐습니다.
불특정 상황에서,
일정하지 않게,
계속해서 오작동이 발생했습니다.
고민의 깊이에 비례해서,
노력의 정도에 비례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쉬울까요?
그렇지만, 현실은
노력과 고민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계속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꼼꼼하게 관찰하던 아버지께서는,
결국, 기계의 어떤 부분을 망치로 때렸습니다.
물리적 타격에 감정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강도를 조절하면서 조절을 했습니다.
문제는 해결된 것 같습니다.
이제 하루가 지났지만 더이상 증상이 발생하지 않으니아마 해결 된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에
우리는 보통 심플하고, 세련된 방법,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만 답을 찾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억지스러운 방법으로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데 말이지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다.
최선을 다 했다.
이 말에 포함되는 모든 개념에는
항상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어떤 것만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것이 그 안에 존재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억지스러움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수도 있지요.
최선을 다 한다는 것.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가능성의 범위를 뛰어넘는 어떤 것을 찾는 과정도 포함된 말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