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13일차
아침 일과를 시작하는데 전화가 울렸어요.
이제 교직 2년 차를 하고 있는 제자의 이름이 보이더라고요.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이고
일과가 시작되는 바쁜 아침에 전화가 온다는 게 어딘가 이상했지요.
“무슨 일 있어? “
염려되는 마음으로 물어봤지요.
“무슨 일 있지요.”
전화기 너머에서 아이는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교무실 앞에 아이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했어요.
조금은 폭신한 느낌을 주는 의자가 배치된,
아이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지요.
문제는 아이들이 그 공간을 앉아서 쉬고,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신발을 신고 의자에 올라가고, 소리 지르고, 뛰고, 물건을 던지고 말이지요.
여느 날처럼, 흥분한 아이들을 지도하러 갔어요.
“신발 신고 올라가지 말아라. “
”oo아, 내려오라니까?! “
몇 번을 불러도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뛰어다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부른다고 잡았어요.
그 순간, 흥분한 아이가 선생님의 허리를 감싸서 소파로 던졌어요.
본인이 지도하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이제 교직을 시작한 선생님이 아이에게 무력으로 제압당했어요.
"제가 그렇게 쉽게 들릴 줄 몰랐어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어요.
노력하는 아이라서,
워낙에 인복이 좋은 아이라서,
좋은 사람들이 충분히 옆에서 상황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던 그날.
다른 아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교사가 되어 자신 있게 찾아오려 했는데, 지난 임용시험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고,
뜨거운 여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이지요.
이번 임용에서는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시험 끝나고 맛난 거 먹으러 가자고 말이에요.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교사가 되어 교권 침해를 당한 제자에게 연락을 받은 날.
교사가 되려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제자에게 연락을 받은 날.
어떻게 위로할까, 어떻게 응원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교직을 보내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어도
너는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제자이고,
임용에서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너는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제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제자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어떤 특정 직업을 선택해서,
어떤 특별한 결과를 획득해서가 아니라,
존재만으로도 제게 귀한 사람이라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을 계기로
삶의 방향이 바뀌어도,
어떤 일이 있었음에도
꾸역꾸역 그 길을 버티고 간다고 해도,
무엇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혹은 바뀌지 않더라도.
나는 네 선택을 지지하고,
널 응원할 것이며,
네가 날 찾는 그날이 언제라도
나는 어제 너와 수다를 떨었던 그 마음으로
항상 기쁘게 널 맞이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