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41일차
매일 글쓰기를 하면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지 않네요.
삶에는 수학문제처럼 바로바로 적용되는 공식이 없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140일이 넘게 글을 쓰고 있어요.
4달이 넘어가는 시간이지요.
글이 누적되면서 유입이 유지되다가,
어느 순간 줄어들게 되더라고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준비를 하고,
제가 할 일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서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어요.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면서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어봐요.
오늘,
그래도 브런치 써야겠어? 하루쯤 쉬지?
사실, 쓴다고 누가 많이 보는 것도 아니지 않아?
그냥 쉬어. 하루 쉰다고 누가 뭐라 그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그렇게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떠들어요.
그럼에도 다른 작업을 하다가
어떻게든 브런치에 접속해서 글을 하나 남겨요.
어제의 이야기와 이어지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공감도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글을 남겨요. 약간의 의무감에서.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브런치를 하면서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고정팬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구독자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수익이 발생한 것도 없어요.
그럼에도 저는 약속처럼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요.
가끔,
길이 혼돈스러울 때면 본질을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래서, 그 문제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무엇이지?
본질을 고려해서 갈등은 어떤 원인에서 일어나고,
갈등을 일으키는 가치와 본질 중에서 어떤 가치에 더 비중을 둬야 하지?
종종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요.
브런치에 글쓰기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 본질적인 이유는 뭐지?"
결론은.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저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을 강하게 하고,
내 생각에 확신을 주고, 내가 가진 가치에서 모순적이고 비논리적인 무엇을 발견하고 깨닫게 하지요.
글을 통해서 추상적인 내 모습은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될 수 있고,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내가 어떤 방향을 바라는지,
내게 주어진 행복의 요소는 무엇인지,
내가 바라보는 불행의 요소는
그것이 문제인지 또는 그것을 보는 내 시각이 문제인지.
누군가는 메타인지라고 하더군요.
글쓰기를 통해서
저의 모습을 조금은 제 틀에서 벗어난 관점에서 관찰하게 되지요.
글을 쓰기 위해서 타인의 삶을 관찰해요.
그들의 삶은 어떤가.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가?
그들은 어떤 가치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그들의 시점을 이해하려 노력하지요.
글을 쓰는 것은
나를 알아가고 이해하기 위해서,
타인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수용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글을 쓰기 위해서.,
나에 대하여 귀 기울이면서
제가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넓어지겠지요.
글쓰기는 저를 위한 약속이에요.
글쓰기는 육체가 나이 들어가는 속도보다,
지혜가 깊어지는 속도를 더하기 위한 저만의 노력이지요.
그러면 된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