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142일차
중학교시절.
학교 가는 길목에 자주 가던 두 장소가 있었어요.
하나는 헌책을 판매하는 서점이고,
또 하나는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는 레코드 가게였지요.
그러고 보니 지금은 레코드 가게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제겐 아직도 워크맨이 있는데 들을 수 있는 카세트가 없다는 게 참 아쉽게 느껴지네요.
헌책방을 좋아했어요.
오래된 책이 쌓인 모습을 보면 그 안에서 숨겨진 어떤 이야기를 찾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요.
이제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더 보게 되었어요.
여전히 종이책이 좋고,
주말이면,
휴일이면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곤 하지만,
그럼에도 전자책을 더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전자책을 사용하면 많은 장점이 있어요.
일을 하면서 책을 들을 수 있고,
운전을 하면서 책을 들을 수 있으며,
운동을 하면서도 책을 들을 수 있지요.
그렇게 듣다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눈으로 읽고,
약속 장소에 미리 나가서 기다림 속에서 읽고,
그렇게 조금씩 읽다가 보면 책 하나가 그렇게 끝나더라고요.
제가 전자책을 읽는다고 하면
나는 어떤 이유로 전자책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재미있는 건
1년의 시간이 지나고,
전자책을 선호하지 않는 그들이 1년에 2~3권의 책을 겨우 읽을 동안
저는 50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물론, 독서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래도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본다거나,
의미 없이 SNS를 찾아보는 것보다는 좋은 것 같았어요.
그렇게 시대가 변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Ai가 글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오늘은 어떤 글쓰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어제의 글을 Ai에게 보여주고,
오늘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어요.
그럴듯한 문장의 나열이 이어졌지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그럴듯한 문장을 읽으면서,
아무리 봐도 어딘가 자연스러움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치 내 옷이 아닌 것을 입어야 하는 느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공지능이 글쓰기는 하겠지만,
나의 생각과 사고의 연결을 쓰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나의 감정과 나의 마음의 흐름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의 나열이 글이 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발전된 인공지능이라도,
스스로에 대하여 통찰하는 한 인간보다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여전히, 아직은
창의라는 영역은 인간 고유의 부분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여러 "창의"의 영역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적은 재료로 가장 편하지만 어렵게 하는 글쓰기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자리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에요.
다행이군요.
저는 그런 취미를
제 노년의 목표로 깨닫게 되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