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이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러 갔어요.
첫 번째 빵집에 가니 없었고,
두 번째 빵집에 갔어요.
주문하는 손님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제 순서가 왔고 용건을 말하려 하니,
점원은 제 얼굴도 보지 않고 키오스크로
주문하라고 하더군요.
이미 진열장을 확인했고,
평소 본사에서 받은 케이크를 냉동으로 보관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용무를 말하려 기다린 건데,
일방적인 점원의 태도에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잠시 그 자리에서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점원에게 용무를 이야기했고,
역시나 보관 중인 상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렇게 다음 매장을 갔어요.
카운터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뒷모습을 보며
10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렸지요.
그리고 용무를 이야기하고,
원하는 물건을 받았어요.
케이크 포장을 받는데 거의 20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렸지요.
사실 화가 났어요.
그깟 케이크 하나 구입한다고,
다른 매장이지만 결론적으로 카운터에서 점원을 기다리는 시간만 거의 30분이 걸려야 했고, 완성품을 포장해서 수령하기까지 거의 20분을 기다려야 했으며, 매장마다 주차가 편하지 않아서 이동과 주차에만 거의 30분을 사용해야 했거든요.
불과 집에서 차로 10분 반경 이내의 서로 다른 3 장소에서 말이에요.
아니 어쩌면 케이크 하나 구입하기 위해서,
외면당한 시간, 일방적인 그들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던 것이 될 수도 있지요.
어쩌면,
“케이크 구입”이라는 간단한 미션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서 그에 대한 불편함이 방아쇠가 되어 점원들의 태도가 언짢게 느껴진 것이 될 수도 있었겠지요.
점원의 관점에서도 그럴 거예요.
몰려오는 손님과,
키오스크, 스마트 오더와 같은 편리한 기능들이 있지만 카운터를 찾는 고객 하나하나 때문에 너무도 고단한 하루를 보냈을 수도 있지요.
종종 우리는 그런 것 같아요.
상대가 모르는 어떤 사건이 나의 감정을 요동치게 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에 기반해서 비이성적으로 상대의 태도와 어투를 내가 편한 방식으로 수용하지요.
그런 수용에서 오해와 왜곡이 발생하고요.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요.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나, 가끔은 어떤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둔하게 반응하면 좋겠어요.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또는 나도 모르는 어떤 이유가 내게 있었을 거야.처럼 말이에요.
그런 둔감한 모습이 우리가 약하다고, 우리가 우둔하다고 나의 약점을 노출하는 행위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