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32일차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앞에서 공부는 무엇일까?라는 이야기에 이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이야기하려 했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오늘 이 메시지를 받았어요.
"서류평가에서 탈락하였습니다."
그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네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해 보려 해요. 큰 틀에서 본다면, 공부에 대한 이야기와 떨어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재가 쓰는 매거진 중에서 <양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라는 매거진이 있어요.
말 그대로 양말 제조업을 하게 된 제 이야기를 써 보려고 만든 매거진이에요. 지금은 매일 글쓰기에 조금 뒤로 밀려버린 이야기이지만요.
제조업이라는 분야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워낙에 오래된 영역이다 보니 해당 부분에 대한 사례를 찾는 것도 쉬운 게 아니지요.
제조업 2세대로서 일을 하면서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 가능하며 뭔가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서 계속 찾아보고, 고민하며, 여기저기서 지식을 조금씩 모아가고 있지요.
그러던 중 창업 지원과 관련한 여러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역시나 교육 프로그램을 찾던 중에 말이지요.
안타깝게도 그것을 알게 된 시기가 서류전형 마지막날이어서 올해는 지나갔고 다음 기회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 생각에 올해 서류전형 공고 내용을 확인을 해 봤는데, 이게 뭔 일인가요? 서류전형 접수 기간이 1주일이 연장되었더라고요. 이건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급하게 서류를 준비했지요. 나름 꼼꼼하게, 통계 자료와 시장 자료, 언론 보도자료 등등을 넣어서 서류를 만들었어요. 무려 16장의 서류를 말이지요.
몇몇 지인에게 서류를 보여줬어요. 거의 논문 수준의 꼼꼼함이 돋보인다면서, 과거 교사였던 경력이 이렇게 쓰인다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요. 물론, 저도 기대가 조금은 있었어요.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름 승률이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어요.
오늘, 결과가 발표되었지요.
서류평가에서 탈락했습니다.
맞아요.
떨어졌어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지요.
서류 준비에 하루가 걸렸고, 컨설팅이나 멘토 없이 혼자 쓴 자료이니까요. 아니, 저보다 역량이 뛰어난 사람은 충분히 많을 것이니까요.
사실, 한 번에 붙었다면,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교만한 제가 될 수도 있었겠지요.
오히려, 이렇게 서류를 준비한 덕분에 앞으로 제가 운영할 사업체가 어떤 모형으로 성장해야 하며, 어떻게 브랜드를 갖춰야 하며,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비록 서류평가에서 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게는 분명 성장이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진리라고 할 수 있지요. 넘어진다는 것은 그것이 내 한계의 기준치라고 할 수 있고, 넘어서면 그것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되니까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종종 그런 모습을 많이 봐요.
쉬운 내용, 단원 도입에서 이번 단원 학습에 필요한 앞선 개념을 지도하면 어떤 학생은 알고 있다고 가볍게 듣고, 어떤 학생은 알고 있으나 확실하게 한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듣지요.
본격적으로 단원에 대해서 들어가면, 쉬워서 가볍게 듣던 학생은 기본 개념에서는 잘 듣지만 심화 내용을 하면 쉽게 포기하곤 해요. 그렇지만, 꼼꼼하게 듣던 학생의 대부분은 기본 개념에서도 열심히 듣지만 심화 내용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하려 노력하지요.
대학 진학에서 학창 시절 받은 상장이 중요하다고 인식되던 시기가 있었어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대학 진학 서류전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상장을 남발하는 경우가 생겼었지요.
그러다 보니 종종 어떤 대회는 수상 계획보다 지원자의 수가 더 적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어요.
당시 저 또한 어떤 대회를 담당하고 있었지요. 수학 관련 독후감을 작성해서 제출하는 대회였어요. 글의 내용에 따라서 금, 은, 동, 장려를 줘야 했지요.
대회 마감 하루 전, 역시나 지원자의 수가 수상 계획 인원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급하게 해당 학년에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수학 독후감 대회가 내일까지니까 가능하면 최대한 지원하라고 아이들에게 힌트를 줬어요. 아이들은 볼맨소리를 냈지요. 하루 만에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게 어렵다는 거였지요.
다음날, 독후감 대회가 마감되었고, 저는 지원자 수를 확인해 봤어요. 다행스럽게 수상 계획 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했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마감 직전일에 독후감을 제출한 인원 대부분이 학업 성취도 상위권에 위치한 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은연중에 많은 사람들은 머리 좋은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학생들을 관찰했던 결과를 이야기한다면, 정말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은 우수한 두뇌보다 노력으로 높은 학업 성취도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따뜻한 봄날 5교시 수학시간을 생각해 봅시다.
얼마나 졸릴까요? 나른한 그날에 칠판 가득한 수학 기호를 보고 있으면 수학을 전공했던 저라도 분명 그 시간을 졸릴 거예요. 그런데 말이지요. 그런 시간에 수업을 해도 끝까지 눈을 부릅뜨고 버티는 아이들이 있어요.
어떤 아이들인지 말하지 않아도 분명 알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체력이 좋아서 그럴까요? 그것도 어느 정도 고려할 부분일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 아이들이 수업시간 최고의 집중력을 위해서 그전까지의 모든 시간을 최대한 절제했음에 더 의미를 두고 싶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만져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게 되지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지요.
그렇지만, 극소수의 몇몇 아이들은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하고 싶지만, 다음날을 위해서 그것을 참는 아이들이 있어요.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하고 싶지만, 역시나 참는 아이들이 있어요.
본인이 목표하는 것을 위해서 절제하고 인내하는 아이들이 있지요.
학습 태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에는 최소한의 시간을 하례하고, 자신이 어려워하는 과목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문제집을 풀이하고 틀린 문제 때문에 화내면서 책을 덮는 아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아이, 친구와 수다를 떠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틀린 문제를 보면서 자신이 어디서 왜 틀렸는지 찾아서 분석하는 아이가 있어요.
누가 성장할 아이일까요?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삶의 태도가 인생의 방향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실패 앞에서 계속 돌아가는 사람. 실패 앞에서 포기하는 사람.
실패를 만나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타인을 탓하기보다 나의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보완하려 하는 사람.
공부는 삶을 대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우리는 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공부하지요. 그것이 분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늘 서류평가에서 탈락했어요. 그렇지만 이번 기회로 제 계획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려 하고 있어요. 언젠가 제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이 일의 시작이 어디부터냐는 질문에 어쩌면 실패한 서류전형이 될 수도 있지요. 저는 그렇게 성장할 거예요.
아이들도 그러면 좋겠어요. 공부를 통해서 한계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매일 단계를 느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