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해도 느릿히 올라온다
바람도 아직 차다
나무도 아직 가지 끝이 말라있다
새들이 물 위에서 자맥질을 한다
작은 마을의 인도는
다섯 칸 뛰기로 장이 서고
빨간색 구멍 뚫린 바구니 위에
쑥이랑 달래랑 냉이가 올라왔다
비닐 천막사이로
사람이 들어왔다 나가고
바람이 들어왔다 나가고
아직은 춥구나 옷깃을 여미는데
꽃무늬 몸빼를 입은 끄떡없는 할머니들
꽃 아래 겹겹이 세월 뭍은 속고쟁이
한 겹씩 사라져야 진짜 봄일 텐데
냉이 한 바구니 주세요
해가 솟아있다
바람 끝이 부드러워졌다
갑천에 새들의 숫자가 줄었다
먼 나무들에
연둣빛 아지랑이가 오른다
냄비에 된장을 풀고
냉이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