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무궁화꽃
묻지 않으면, 말할 일이 없겠지
그저
피고 지고 또 피고 또 지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오늘
하늘의 시간들 사이
분홍꽃잎과 노오란 삼각 수술사이를
스쳐 지나간 바람과 빗방울을 내리쬐는 볕과 뜨거운 공기를
하루 종일 재잘거린 매미와 개미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줄게
묻는다면,
아름다웠던 어제와 아름다울 내일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로 전해 내려온
해돌이 같은 이야기들
모든 것을 다 주었던 마음들과
거듭되었던 마음들을
들려줄게
묻지 않는다 해도.
다시 시작할 오늘과 어디쯤에선가 다할 오늘 사이
소리 없이 가득 채워낼
나의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