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들때 Oct 21. 2023

둘 다 하게 해달라, 인간!

치사하게늬들만 하지 말구

오늘 새 장난감을 받았다.

당장 갈기갈기 찢어 그 허연 솜을 사방팔방 흩뿌리며

내 이빨이 얼마나 튼튼한 지,

내가 얼마나 용맹한 지 뽐내고 싶다.


와앙! 한 입 크게 베어 물려는 그 순간,

어라? 누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건 딱 산책 각이다.


그래, 그러고 보니 장난감에 잠시 정신이 팔려 깜빡할 뻔 했다.

이렇게 붙어있는 주말엔 점심 밥 먹고도 산책하는 게 마땅하지.

역시 이 인간은 개념 있네.

신난다, 새 장난감도 갖고 가는 게 낫겠지?


아니, 근데 이 누나가 오늘 왜 이리 깐깐하지??

 현관문을 막고 서서는 얼른 그 장난감은 놓고 가라고 난리다.

다녀와서 갖고 놀라는 거다.


대체 왜 둘 다는 안 된다는 거지?

난 이 장난감을 저 풀밭에서 갖고 놀고 싶은데?!


 인간들은 역시 인색하기 짝이 없다.

지들은 밥 먹을 때 TV도 보고,

일한다면서 계속 딴짓도 하면서 말야,


게다가 나를 쓰담는 척 하면서

그 스마트폰인지 뭣인지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내가 모를 줄 알고?


흥.

너그러운 내가 다 참아주는 거라구!

이전 05화 나도 아까부터 기다렸다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