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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Feb 25. 2018

두 개의 시선

오늘 나는 벗을 잃었다

 사진을 보고 있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보고 있는 작가는 다른 시선을 갖고 있다. 이 식당 안에는 흑인과 백인이 앉아 있다.



  롤린 칼송(Carlson, C.)은 '두 개의 시선'을 초연(初演) 했다. 두 개의 시선은 이미지와 공간. 그리고 몸으로 표현된 현대무용이었다. 또한 이것은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모와 일렉트로닉 섀도우라는 테크놀로지 작가들의 만남이었다. 이들의 작품은 찾아온 이들로 하여금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을 향한 시선을 제공했다. 관객들은 모두 다른 꿈을 꾸었다. 그야말로 꿈속 상상의 세계를 떠서 현실로 가져다 놓은 것만 같았다.






우리의 기억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이미지다



  람은 같은 것을 경험하더라도 시선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갖는다. 때때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망각한다.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본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타인의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경우에 돌아오는 것은 상처다. 아이러니하게도 대개 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인이라 불리는 이들이 던지는 말들은 심장을 향해 날아가는 표창(鏢槍)이 된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손에 쥐고 있는 내 벗이여



벗이라 했기에


  음조차 낼 수 없는 버거운 상황에서 힘들게 꺼낸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벗은 내게 너무도 쉽게 말했다. '다 이해한다고, 나도 너와 똑같다고, 그런데 나는 이렇게 한다고, 너도 이렇게 하라고, 지금 네 생각은 잘못된 거라고, 마음이 바뀌면 찾아오라고'하며 정말 쉽게 내게 말했다. 정답이나 해결책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는데..... 그냥 들어만 주어도 마냥 좋은 것을..... 내 마음의 벗은 그렇게 말했다.



사진의 아름다움은 사진에 불과한가



  는 이유를 불문하고 어떤 일에 확신을 가진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타인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상황을 다 안다고 입술을 움직여가며 소리 내서 말하는 사람을 향한 감정은 더 그렇다. 나는 오늘 벗을 잃었다. 어쩌면 이것은 벗이라 생각했던 나의 착오가 아닐 수 없다. 기억의 공유에는 늘 두 개 이상의 시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사람은 '나'이지 않았는가?



애인이여, 그냥 넘어가 주면 안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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