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이고 싶지 않은 마음
머리가 좀 진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별이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아침부터, 눈을 뜨자마자 모닝콜을 할 때면 막 잠에서 깨서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별이 생각나는 바람에 애꿎은 이불만 발로 차 댄다. 아악 외마디 괴성과 함께... 그렇지 않아도 허리가 좋지 않은데 말이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는 말이 와 닿는 아침이다. 이별 후 감정을 떠나보내기에는 아직 조금 더 조금만 더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그래도 머리는 참 맑은 느낌이다. 관계에 있어서 불안하고 안정되지 않는 느낌이 뭐였을까 고민하며 도달한 답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정답은 언제나 '돈'이었다. 그 앞에서 '솔직함'이라는 작은 단어를 하나 배운다. 누구나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속이면서까지 스스로를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이다. 벌써 다음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다음이 있다면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더 솔직한 내가 되자 그래서 솔직한 사람을 만나자고 다짐한다.
연애를 할 때면 남들 앞에서 떳떳하게 만나고 떳떳하게 헤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돈'이 주는 안정감과 불안감 때문에 만났고 헤어졌다고 생각하게 되니 조금 서글펐다. 그래도 뭐 사실인 걸. '풀'이나 '별'이나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그래도 좋았다. 참 좋았다. 더없이 좋았다.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좋았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사랑했다. 지금에서야 '별'의 긴 침묵 속에서, 나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발견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누군가가 별에게 들려주길 바랐다. 그건 나쁜 게 아니라고... 조금 더 본인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해도 당신은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