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엿새

더디다

by 인디 공책
스무엿새.jpg 스무엿새 - 더디다



분명 단지에 씨앗을 심었는데 싹은 내 심장에서 자라는 것 같았다

자라는 것이 더디고 뿌리가 내릴수록 아렸다


꿈에서 별을 만났다

이날은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자며 한 달간 연락 없이 지내다가 만난 날이었다

두 눈에 잔뜩 풀을 담고는 '모르겠다' 한번 말하고 두 팔을 벌려 포옹하는 별

그런 별의 이마에 입술을 대고 눈을 감고는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풀

기억의 필름을 현상하는 사진관은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현상하고 있었다

꿈이었지만 행복했다

꿈이었기에 행복했다


분명 단지에 씨앗을 심었는데 싹은 내 심장에서 자라는 것 같았다

자라는 것이 더디고 뿌리가 내릴수록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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