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디스쿨 Dec 07. 2020

인디스쿨 리트릿 2020 (상)

가상의 몰디브에서 모였던 지난 해외 연수 이야기 1/2

지난 11월 7일, 가상의 몰디브에서 인디스쿨 랜선 리트릿이 열렸습니다. 작년 강릉에서의 리트릿에 이어 제2회 리트릿인데요. 리트릿은 '복잡한 일상에서 한발 물러서다'라는 뜻으로, 전국의 인디스쿨 선생님들이 복잡한 학교 업무에서 잠시 떠나 위로를 얻고 배움을 얻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여덟 개 주제로 열렸던 '나눔 연수'와 유난히 고생 많았던 한 해를 미리 정리해보는 '회고회'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어요. 인디스쿨에서 100명 규모의 랜선 행사는 처음이었기에,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실험이 일어났고요. 리트릿 TF는 어떤 마음으로 리트릿을 준비했는지를 중심으로 <인디스쿨 리트릿 2020 : 랜선 해외연수 @몰디브 청소년 수련관>을 리뷰해봅니다.


행사 개요가 궁금하신 분은 참가 신청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인디스쿨 리트릿 2020 공식 포스터와, 오프닝 3MC



인디스쿨 20주년을 기념하다


올해가 인디스쿨 20주년이라는 것, 혹시 알고 계시나요? 리트릿 TF팀은 이번 리트릿을 기획하면서 인디스쿨의 20주년을 축하하며, 우리의 초창기 정신을 추억하고 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기획 초기에는 20년 전 연수를 그대로 재현해보고자 2000년대 연수를 리스트업 하고, 레트로 느낌을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많은 대화와 회의를 거쳐 결과적으로 단순 연수 프로그램 재현이 아니라 '옆 반 선생님의 소소한 재능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초창기의 '소소한 나눔 정신'을 되살리는 연수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인디스쿨 20주년 기념 기록물 작업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에 만난 도토리, 작은불꽃 선생님에게 들어보니 인디 초창기에는 유명한 강의보다 "내가 해보니까 이렇더라"를 공유하는 연수가 많았고, 재주가 있는 옆 반 선생님께 연수를 요청드리는 형태로 인디 연수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더 많은 선생님들의 소소한 경험과 지식이 무대에서 나누어지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인디스쿨 시작점에 가깝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연수 강사로는 본 적 없을 선생님들이 희한하고 재미난 경험을 공유해주시는 시간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랜선 리트릿 나눔 연수 카드뉴스


그렇게 리트릿 TF팀 일곱 명은 문자 그대로 정말 우리들 옆에 계신 선생님 중에서 나눔 연수 호스트분을 찾기 시작했고 공동 기획과 리허설을 거쳐, 여덟 개의 연수를 열게 되었습니다. 흔쾌히 연수를 맡아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교실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부터 흥겹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까지 주제를 막론하고 의미 있는 경험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유용하고 재밌는 팁을 많이 얻으셨다는 참가 후기가 쏟아졌고요. 인디스쿨에서 나눠주시는 선생님의 경험이 다른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고, 도움을 받으신 분이 감사를 표하고, 나는 어떤 것을 나눌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의 중심 되는 가치가 20년째 잘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소소하지만 뜨거웠던 연수의 자세한 소개는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나눔 연수 2반, 4반, 5반 단체 사진



코로나 시국의 리트릿, 재미와 위로 듬뿍 끼얹다


이번 리트릿은 가상의 몰디브에서 해외 연수와 회고회가 벌어졌다는 특징이 있었는데요. 해외 연수 콘셉트로 재미와 위로를 선사하고자 했던 점은 참 잘한 기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트릿에 상황극적 콘셉트를 입히는 건 우리보다 먼저 온라인 리트릿을 진행했던 루트임팩트 리트릿 TF팀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학교 콘셉트로 리트릿을 진행했던 루트임팩트와 줌으로 자문 미팅을 가지면서, 어디론가 떠나는 자체가 콘셉트가 되는 오프라인 리트릿과 다르게, 온라인에서는 몰입을 돕는 장치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몰디브로 함께 떠나는 듯한 상황극을 위해 준비한 이륙 영상 (가상 이륙 때, 눈물이 핑 하는 선생님도 있었다는 후문...)


어떤 콘셉트를 덧입힐지 고민하던 리트릿 TF팀은,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거의 방학 없이 지내며 여행을 전혀 떠나지 못했다는 아쉬움 느낀 선생님들이 많으니, 가상의 휴양지에서 해외 연수를 진행하는 게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습니다. 콘셉트에 맞게 포스터부터, 비행기 이착륙 상황극을 위한 기내 영상, zoom가상 배경 등을 준비했고요.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 하실 수 있게 유리컵, 모히또 음료 굿즈까지 곳곳에 가상의 몰디브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더해서, 여행을 떠나듯 재미를 선사하는 시간을 기획해보았습니다. 교사 연수니까 장소는 호텔 말고 몰디브 청소년수련관(a.k.a 유스호스텔)으로 지정했고요.


선생님들의 출국 준비 인증샷


따로 미션을 드린 것도 아닌데 저마다의 몰디브 출국 준비 인증샷을 SNS와 인디스쿨 쫑알쫑알에 남겨주신 포스팅을 보면서, 상황극에 동참하고자 선글라스에 밀짚모자까지 쓰고 나타나신 화면 너머 선생님들 모습을 보면서, 이착륙 상황극 중에 고생하던 한 해가 스치며 눈물이 나려고 했다는 후기를 보면서, '몰디브 해외 연수'를 기획한 뒤에 과할 정도의 상황극을 준비해온 리트릿 TF팀은 몰디브 콘셉트에 몰입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0 인디스쿨 리트릿 단체사진


이번 리트릿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속 학교생활로 인해 많이 지친 선생님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던 만큼, 고생하신 선생님들이 인디 안에서 연결되는 감각을 느끼며 각자의 한 해를 돌아보고, 서로 격려하시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그래서 나눔 연수 후에는 조를 나누어 '조금 이른 회고회'를 진행했는데요. 올해 계속해서 변하는 지침 속 업무와 수업을 병행하면서 외로울 때도 있었는데, 랜선에서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가까운 동료 교사와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것 같아서 힐링이 되었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정말 위로가 필요했구나 싶었고, 선생님들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무척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인디스쿨 회고회 PPT와 개별 발송된 노트


* 리트릿에 참여하시지 못한 선생님들께서도, 다가오는 연말에 질문에 답해보며 회고하는 시간 보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주변 동료/친구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셔도 좋겠지요.


리트릿에서 경험한 대화의 밀도를 온라인 교실에서도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까 고민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 계속해서 이어지는 온라인 수업에서 카메라 너머 친구들과 더 진하게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시는 선생님들께도 리트릿 기획이 작은 영감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 편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시도했던, 특이한 점 세 가지를 더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랜선으로 사부작사부작 무언가 시도해보고 있는 랜선 동료로서, 리트릿 TF팀의 소소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는 마음으로 글을 이어가 볼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어서 (하) 편 읽기




인디스쿨은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디스쿨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과 교사의 성장을 꿈꾸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기부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은 선생님들의 후원에서 비롯됩니다.

[일시후원] KEB하나 630-008382-451 초등교사커뮤니티인디스쿨
[정기후원] CMS가입은 여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첫 학기의 우리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