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활동가들이 거국적으로 모였던 지난여름 이야기 1/2
인디스쿨이라는 광장에서 교사의 성장과 교실의 풍성함에 기여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모여 얼굴 보고 서로를 격려했던 지난 <인디스쿨 리트릿 2019 : 인디네 민박>을 리뷰합니다.
인디스쿨이라는 광장을 열고, 가꾸고, 풍성하게 하는 데에는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대표와 운영진을 비롯해 연수운영팀, 기술연구팀, 교사문화팀, 교육연구지원팀, 미디어콘텐츠팀, 조직경영팀, 아카이브팀, 모니터링팀, 사무국, 감사 및 자문 그룹, 공식 교사모임 멤버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분들과 후원자 여러분 덕분에 인디스쿨은 20년째 여전히 인디스쿨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운영진 및 각 팀 단위의 워크숍 형태로 모인 적이 있었고, 여름과 겨울 숙박 연수에서도 다양한 구성으로 모인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처럼 온/오프라인 활동가를 총망라해 “얼굴 보고 얘기합시다” 하는 판을 리트릿 형태로 벌여보는 일은 처음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18만(...) 초등교사 모두 모시고 싶었지만, 갖가지 한계로 운영진, 연수운영팀, 기술연구팀, 사무국, 연수 강사, 오랜벗, 교사모임, 황금별 각 군에서 몇 분씩만을 초대해 약 40명 규모의 리트릿을 다녀왔습니다.
소수만이 주목받고 다수는 듣기만 하는 방식 아닌, 모두가 존중받고 모두가 말하며 소박하지만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리트릿을 기획했습니다. 계급장 떼고, 편견 없이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 나누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디스쿨의 자료실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시는 우리들의 히든 챔피언, 황금별(파워 업로더 선생님들은 레벨이 오르고 올라 황금별에 이르게 됩니다) 선생님들의 실물을 영접하고 친근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을 가장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디스쿨 리트릿 2019 : 인디네 민박>은
다양한 구성의 참가자들이
낭만적인 장소에서 편안하게 대화하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프로그램 속에
'인디스쿨로서의 자부심'과 '동료애'를 깊이 느끼는 리트릿
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특별했습니다. 이 특별함들에 대해 한 가지씩 소상히 남겨봅니다.
다양한 구성의 참가자
인디스쿨 리트릿 2019는 참가자의 연령대, 연차, 지역, 활동 분야 스펙트럼이 무척 넓은 행사였습니다. 운영진 워크숍이나 숙박 연수 등과 다르게 활동 분야가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었던 것은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활동 영역 무관하게 모두 모여 격려하자'라고 작심한 리트릿 준비팀이 인디의 다양한 그룹에 초대장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제한된 인원 안에서 준비팀이 꼭 모시고 싶었던 멤버 그룹은 아래와 같은데요, 감사하게도 모든 그룹에서 골고루 참가 신청해주셔서 주요 활동 군집을 넘나들며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 운영진 : 대표를 포함하여 약 15인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월 1회 인디 공간에서 만나 굵직한 의사결정을 하고 수시로 온라인에서 회의합니다. 교사문화팀, 교육연구지원팀, 기술연구팀, 미디어콘텐츠팀, 연수운영팀, 조직경영팀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기술연구팀, 연수운영팀 등 팀 멤버 : 운영진인 팀장, 부팀장 하위에 소속된 팀 멤버들입니다. (기술연구팀은 홈페이지 유지/보수 및 리뉴얼을 위한 스터디와 개발 등을 담당하고, 연수운영팀은 월 2회 정기연수와 클래식연수 또 방학연수 등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미디어콘텐츠팀은 후원회원 캐리커쳐 이벤트, 인디스쿨 캘린더 및 홍보영상 제작 등을 맡고, 교사문화팀은 원데이클래스, 북토크 등 각종 행사를 담당하고 대외협력도 도맡아 합니다. 교육연구지원팀은 교사모임을 관리하고, 조직경영팀은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스터디와 워크숍, 토론을 합니다.)
* 공식 교사모임 : '서울인디'부터 '제주인디'까지 지역 인디 모임이 있고, 전국교사마술교육연구회 '스텝매직', 영상기반 교육콘텐츠 제작소 '몽당분필', 교사 크리에이터 연구회 '참쌤스쿨', 뇌과학을 비롯 지식과 현장의 아이들을 연결 짓는 연구모임 '다시', 음악 수업을 함께 연구하는 '전국초등음악수업연구회', 보드게임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놀이샘', 종이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책만들기모임' 등이 인디 공식 교사모임에 속해 있습니다.
* 오랜벗 : 인디스쿨 대표, 운영진 출신 선배들입니다. 현재도 인디스쿨 감사, 연수 강사 등으로 연결되어 있는 선배들이 많이 계십니다.
* 사무국 : 비영리단체 인디스쿨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팀입니다. 운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각 팀의 활동을 지원합니다. 후원금을 관리하고, 워크숍 및 행사를 기획합니다. 이번 리트릿을 주관했습니다.
* 황금별 : 인디스쿨 파워업로더입니다. 인디 닉네임 앞에 황금색 별이 달린 선생님들은 게시물 작성, 댓글 작성, 파일 업로드를 무척 많이 해오신 분들이고, 회원들의 추천도 많이 받으신 분들입니다. 10만 명이 넘는 회원 중, 약 100명만이 황금별 선생님입니다.
참가자들은 소속 팀만이 아니라 교육 경력도 다양했습니다. 11개월 차 교사부터 정년퇴임이 머지않았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까지 계셨고요. 지역 또한 서울/경기가 역시 대세이기는 했지만 제주, 익산, 강릉, 김해 등 다양했습니다.
이번 리트릿은 서로가 초면인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연차와 지역과 활동 분야가 많이 달랐지만, 그럼에도 '인디스쿨 활동가'라는 공통점 만으로 애틋하게 대화하기 충분했는데요. 이 현상이 참 신기했습니다. 우리들은 인디스쿨이라는 온라인 광장에서 언제나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1년에 한 번은 얼굴 보고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서로의 존재가 어찌나 고맙고 위로가 되고 또 반갑던지!
낭만적인 장소, 새롭지만 편안한 대화
인디스쿨에서 10년 넘게 활동하시는 선생님도, 수년째 고퀄리티 자료를 공유해주시는 선생님도 처음 만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던 리트릿이었습니다. 어색할까 봐 걱정하는 참가자들도 적지 않음을 아는 가운데, 짧은 시간 동안 모두가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만 있다면, 분위기 세팅을 잘하기만 한다면 틀림없이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광장, 인디스쿨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고 계시는 멋진 선생님들만 모셨으니까요.
참가자들이 긴장을 낮추고 편안하게 상호작용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트릿 준비팀은 첫째, 근사한 장소에서 리트릿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파주, 강릉, 서울, 부산 등 수많은 장소를 검색했고, 결과적으로 강릉 사근진 해변의 한 민박(!)으로 리트릿 장소를 결정했습니다. 호화롭거나 편리한 숙소는 아니었지만, 프라이빗 해변을 비롯해 그 분위기가 충분히 낭만적인 숙소였지요. '마당'의 존재가 우리들을 오며 가며 연결해주는 것까지, 인디스쿨 리트릿을 하기에 완벽한 숙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인디네 민박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 더욱 즐거운 리트릿 만들기>를 배포했습니다. 가이드에는 리트릿의 목적과, '수줍음 존중, 열린 마음 권장', '우리 모두 기여자', '판단하지 않는, 상호 리스펙트', '활발한 작당모의'라는 네 가지 줄기의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적었고, 이 정신은 리트릿 내내 우리들 사이에 흘렀습니다. 이 가이드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미션을 가진 네트워크 조직, '엔스파이럴(Enspiral)' 리트릿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인디스쿨 조직경영팀은, 엔스파이럴이 인디와 유사하다는 생각에 이 조직을 스터디한 바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뿐만 아니라 리트릿 전체가 그들로부터 받은 영감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밝힙니다. 엔스파이럴이 궁금하시면, 이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셋째, 한 사람 한 사람이 소개되는 <자기가 하지 않는 자기소개>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이 세션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는데요.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를 참가자들이 빠르게 습득하고, 친근하게 느끼며 라포를 형성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고, 이보다 더 큰 목적은 인디스쿨 활동가 각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격려하는 것이었습니다. 각 활동가가 전국의 교사와 교실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타인의 시선으로 짧게 읽어주는 시간, 일종의 셀러브레이션이었는데요. 굉장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리트릿을 왜 갔는지, 어떤 사람들이 갔는지, 기획팀은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를 말씀드렸는데요. 다음번 <인디스쿨 리트릿 2019 (하)> 편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얼마나 재미있게 잘 놀았는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화학 작용들이 있었는지를 말씀드릴게요. 그럼, 이만 총총.
* 인디스쿨 리트릿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조직변화실험실>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디스쿨은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디스쿨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과 교사의 성장을 꿈꾸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기부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은 선생님들의 후원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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