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게임 '월페커즈(Wallpeckers)' 수업용 키트 보급을 환영하며
'월페커즈(Wallpeckers)'는 통일 게임입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어는 분단 전문 기자가 되어 게임화된 취재와 편집 과정을 통해 DMZ와 베를린 장벽에 관한 소식을 담은 신문을 작성하게 됩니다. (*출처 : 월페커즈 브로슈어)
인디스쿨 멤버들은 월페커즈 게임을 처음 경험하고 반했던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이를 수업과 연결 짓기 위해 논의하고, 연구하고, 주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훌륭하지만 교실에서 해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통일 게임 월페커즈.
오늘은 이 게임을 드디어 교실의 아이들과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인디스쿨X월페커즈] 팀이 지나온 여정을 선생님들께 소개해 드립니다.
지난 1월, 문화예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놀공으로부터 한 행사에 초청 받았습니다. 남북 및 독일의 분단과 통일 역사를 학습하며 플레이하는 경험 게임 '월페커즈'의 론칭행사였는데요. 이 곳에 인디스쿨 운영진 선생님과 사무국 직원들로 구성된 탐방대가 다녀온 바 있습니다.
* 비무장지대 도라산역에서 이뤄진 <월페커즈 론칭 행사 탐방기> 관련 신문기사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고, 인디스쿨에서 작성한 탐방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전시형 게임을 경험하면서 남북한과 동서독의 분단 및 통일에 관해 많은 정보를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음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자연스러운 관심을 환기하고, 마음의 단단한 장벽을 허물 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콘텐츠를 더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던 기억이 납니다. 교실까지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일단은 선생님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습니다.
월페커즈는 론칭 이후 서울시청의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전시되었습니다. 인디스쿨 탐방대가 받았던 영감을 더 많은 선생님들께서 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변 선생님들께 이 전시(월페커즈 게임)를 열심히 권하는 한편, '인디스쿨에서도 월페커즈를 해볼 수는 없을까?' 생각이 들어 놀공 월페커즈팀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인디스쿨과 놀공은 여러 번 만나고 회의하면서, 전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도라산역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이 게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와 의미 있는 대담까지 들어볼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 학기를 코앞에 둔 시즌이라 교사들은 바빴고, 계획에 없던 행사를 추가로 만든다는 것은 놀공 측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었습니다만, 우리 모두 '선생님들께 이 재미있는 통일 콘텐츠를 경험하게 해 드리고 싶다', '선생님들이 받으시는 영감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가겠지'라는 마음만으로 욕심을 냈습니다.
그리하여 2월 23일(토), 24일(일) 양일간의 행사를 개최했고, 약 60여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고, 통일 교육과 게이미피케이션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격한 열화와 같은 성원 덕분에 '무리해서 진행하기를 잘했지!' 뿌듯함이 스몄습니다.
"'놀공'은 그 이름에 드러난 것처럼, 어떤 콘텐츠나 텍스트를 경험과 놀이로 구현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교사들도 비슷한 입장이에요. 교과서라는 딱딱한 지식을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놀이처럼 즐겁게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집단이라서 우리에게는 접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디스쿨 운영진 최서연 선생님
"미국에서 학교를 만드는 작업을 했을 때, 정말 좋았던 경험은 선생님들과 팀이 되어서 작업을 했던 일이에요. 선생님들은 콘텐츠 전문가이시잖아요. 아이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학습 콘텐츠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분들이세요. 그리고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가장 잘 아시는 분도 선생님이에요. 게임 디자이너는 그걸 잘하는 사람은 아니고, 대신 경험을 잘 만드는 사람이죠. 선생님들의 전문성과 놀공같이 경험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시너지를 발휘해서 만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많은 것 같아요."
/ 놀공 대표 피터 리
이 날 행사의 목표는 '통일교육', '체험형 전시'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주제로 선생님들께 새로운 영감을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업용 월페커즈 키트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은 없었고, '교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의 상상만이 인디스쿨X놀공 월페커즈팀원 각자의 머릿속에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이후 자연스럽게 형성된 10~20여분의 선생님과의 대화로 인해 어떻게든 교실에서도 해볼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통일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거 선생님들은 다 알고 계실 것 같아요" / 참여자 A 선생님
"통일에 대해 재미있게 제대로 가르쳐보고 싶은데, 그래서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늘 고민은 하는데 어떻게 막막한 게 있어요." / 참여자 B 선생님
통일을 가르칠 때 월페커즈 게임만으로 모든 학습내용을 갈음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하면 이 콘텐츠를 활용해 더 풍성하게 배움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월페커즈를 활용한 수업을 몇 차시로 구성하면 좋을지도 함께 이야기 나누고, 게임의 앞부분에는 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학습하는 내용이 들어가고 게임 후에는 소감을 나누는 차시가 추가되면 좋겠다는 회의를 십 수 명의 초등교사와 경험 디자이너가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뜨겁게 대화를 나누게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인디스쿨X월페커즈 행사 이후에도 놀공과 인디스쿨 운영진 및 사무국은 계속해서 만남을 가지며 '어떻게 하면 선생님들이 이 콘텐츠를 교실의 아이들과 손쉽게 해볼 수 있을까', '월페커즈 게임은 수업과 어떻게 버무려질 수 있을까', '비용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중랑초, 백양초, 장촌초에서 각 1회씩 수업 연계형 월페커즈를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인디스쿨X놀공 월페커즈팀은 학교 현장에서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교실판 콘텐츠에 대해 논의했고, 특별히 류지인 선생님과 최서연 선생님은 '월페커즈 게임이 수업과 동떨어지지 않고', '학습목표 및 교육과정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교안을 만들되, 많은 선생님들께서 '쉽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하는 연구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가장 막막했던 부분은 비용의 문제였습니다. 더 많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손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업용 키트 및 모바일 앱을 보급하되 학교 예산, 학급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인디스쿨도 놀공도 같았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는 중에 감사하게도 놀공과 미래엔(구. 대한교과서)이 연결되었고, 미래엔 측에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월페커즈 수업 키트에 펀딩 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2학기에 키트를 보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에 분명한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재미있게 환기할 수 있는 콘텐츠가 교실에 흘러들어 가기를 바라며 준비하다 보면 좋은 기회를 만날 것이다'라는 낙관을 가지며 기다려온 인디스쿨X놀공 월페커즈팀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를 발견해 인디스쿨 플랫폼에 소개하고, 60여분의 선생님들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게임과 수업이 융화될 수 있도록 연구해온 인디스쿨은 정말 뿌듯한 마음입니다.
다가오는 9월 말부터 놀공과 미래엔이 주최하는 월페커즈 수업 연수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로 제작된 월페커즈 키트를 받으실 수 있다고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총 7회 진행되는 연수 중, 9월 28일(토) 연수는 인디스쿨 지하 공간에서 열립니다. 17시부터 19시까지 2시간 동안 연수가 진행되고, 이 날 오시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월페커즈를 교실에서 한 번 해본, 그리고 통일 수업 속에 녹여내는 지도안을 만든 류지인&최서연 선생님의 경험담(!)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연수는 현재 접수 중입니다. (선착순 60팀 마감 되었습니다!) 참가신청은 여기에서 하실 수 있고, 초대장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디스쿨은 계속해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학교 안팎의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재미있는 작당을 벌이고, 전국에 계시는 선생님들과 연결하는 일들을 해 나가겠습니다.
광장을 열어 연결을 돕습니다,
인디스쿨
인디스쿨X월페커즈 프로젝트는 다음의 인디 벗들이 함께 작당했습니다.
<인디스쿨> 김광수 | 김경민 | 김무광 | 김소영 | 류지인 | 최서연
<놀공> 피터공 | 애련공 | 상익공
<독일문화원> 마를라 슈투켄베르크 / <미래엔> 사회공헌팀
<중랑초등학교>, <백양초등학교>, <장촌초등학교> 5-6학년 선생님들 및 교장 교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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