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3대 제주 여행 #5. 4일 차
이제는 습관적으로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한다.
계속해서 흐리던 제주의 날씨... 오늘은 비 온다.
비도 오는데 그냥 돌아다니지 말고 숙소에서 계속 있어볼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제주인데 싶어 실내를 돌아볼 수 있는 장소를 급 검색했다. 요즘 제주도에는 무슨 박물관, 무슨 전시장해서 볼거리가 무진장 많다. 개인적으로 제주에서 그런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비가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검색 결과 제주도에 그렇게 많이 오고도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는 국립제주박물관으로 낙점.
관람료는 무료이고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주의 모습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동문시장으로 갔다. 사실 제주도에 온 첫날부터 아버지께서 동문시장에 가야 된다고 노래를 부르셨는데 코스가 맞지를 않아서 방문하지 못했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동문시장을 가시려고 한 이유는 바로 옥돔. 옥돔을 사서 형이랑 우리 집, 그리고 지인분들께 보내시기 위해서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동문시장 오면 밥부터 먹어주는 게 인지상정. 동문시장에 가면 자주 가는 식당에 자리 잡고 주문했다.
성게 비빔밤과 성게 미역국, 그리고 고등어구이. 사진으로 봐도 먹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가 동문시장에 온 목적인 옥돔 사러 출발. 제주에 자주 가는 편이고 갈 때마다 동문시장에서 옥돔을 사는데 항상 사는 집이 있다. 시장에서는 보통 호객행위를 큰소리로 하기 마련인데 조용히 차분하게 영업하시는 인상적인 가게이다. 시장에서 옥돔을 구매하고 바로 택배 처리까지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아버지는 제주에서 가장 큰돈을 쓰셨다. 물론 우리 집에도 보내 주신덕에 제주 다녀와서도 맛있게 먹었다. 저 옥돔을 쪄서 찬 물에 밥 말아서 함께 먹으면 정말 최고다.
아침에 서귀포에서 제주로 넘어올 때, 한라산 중턱을 지나는 길을 통과해서 왔는데 안개가 정말 심했다. 가시거리가 한 10M 도 안 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다시 돌아갈 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제주 동쪽으로 해서 돌아가기로 했다. 그 핑계로 여름에 한 8일 정도 머물렀던 함덕을 다시 한번 가봤다.
함덕 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그대로였지만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많이 퇴색되었다. 그래도 나는 이 함덕 해변을 정말 좋아한다. 여름휴가를 이 곳에서 보내고 돌아가는 길에 와이프랑 매년 여름은 이곳에서 보내자고 의기투합했었는데... 이 넘의 코로나 덕에 다 물 건너갔다.
함덕 스타벅스 오붓하게 차 한잔 마시고... 다시 남쪽으로 갑시다.
함덕에서 출발해서 남쪽으로 내려온 다음 숙소에 가기 전에 서귀포 올레시장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당연히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올레시장에서 회와 딱새우 찜을 구매해서 숙소로 복귀했다.
이 좋은 안주에 소주가 빠질 수야 없는 법. 아버지와 가볍게 한 병 마셔주시고...
알딸딸한 채로 빨래하러 갔다.
빨래 기다리면서 꾸벅꾸벅 졸다가 퍼뜩 정신 차렸다가를 반복하다 건조까지 마치고 숙소 와서 기절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데로 날씨가 나쁘면 나쁜데로 매력 있는 제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