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아웃렛으로 쇼핑을 하러 갔다. 애들이 워낙 쑥쑥 크다 보니 작년에 산 겨울 패딩이 어느새 꽉 낀다. 큰 녀석이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다 보니 옷을 물려 입힐 수도 없다. 3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생이랑 누나랑 키는 거의 비슷하고 덩치는 오히려 둘째가 더 크니 옷을 거의 같이 입는다.
차 막히고 주차 자리 없는 장소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사람 많은 장소에 갈 때면 항상 일찍 간다. 아웃렛도 10시 반 오픈인데 그 이전에 미리 도착해 있었다. 코로나도 그렇고 빨리 가서 돌아보고 사람 몰리기 전에 나오는 게 우리의 목표
아침도 못 먹고 출발한 터라 빠른 쇼핑에 이은 빠른 식사를 하고 아웃렛에서 철수했다. 집으로 가면서 마트에 가서 장을 보러 가기로 하고 마트에 도착
홈플러스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살 거 사고했는데 웬걸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뭐, 15만 원 이상 구매하면 뭐... 많이 사시라고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그때까지 구매한 영수증을 보니 한 8만 얼마 정도 구매했었다. 조금 더 사서 15만 원짜리 이벤트 해볼까 싶었지만 마트의 그런 마케팅에 놀아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현명한 소비자~
그런데 경품을 받으러 가보니 5만 원 이상 사면 경품을 주는 게 아니고 황금 봉투를 한 번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단다. '에이~ 그럼 꽝이겠네. 15만 원 치 확 사버려?' 요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말씀하시기를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1등이 아직 안 나왔단다. '고뤠?'
뽑기 운이 지지리도 없는 나는 봉투를 뽑는 기회를 딸에게 선사했다. 옆에 우리 딸내미 역시 B형. 고민 없이 하나를 뽑는데 이게 웬일? 1등이란다.
이런 경품행사를 하면 자기네들끼리 짜고 좋은 상품은 가져간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고 이런 뽑기운이 없는 나는 경품 당첨을 잘 믿지 않았는데 이게 웬일. 1등 경품은 50인치 LED TV
짜잔 1등 당첨 경품
우리가 당첨되고 붙은 완료 스티커
뭐 찾아보니 그렇게 비싼 TV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관계자 분께서 제세공과금을 8만 원 인가 내야 한다고 해서 드리고 TV를 차에 실는데 세단인 우리 차에 힘들게 실었다. 트렁크에는 들어가지 않아서 뒷자리에 싣고 덕분에 아이들은 좌석에 웅크리고 집으로 왔다.
아이들이 그렇게 가지고 싶어 하던 게임기도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줬다. 새 TV에 연결해서 게임하는 아이들은 세상 부러운 것 없어 보였다. 물론 숙제와 날마다 정해진 공부량을 채워야 사용 가능하다는 합의를 할 때 표정이 좀 안 좋아지긴 했지만 말이다.
아웃렛 가서 옷 사고 마트 가서 장보고 게임기 사고하느라 돈이 좀 깨지긴 했다.당분간 호주머니는 좀 가벼워지겠지만 가족들과 행복으로 채워가는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