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이들과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다.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두드러지면서 크리스마스에도 아마 집에 가만히 있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세가 점점 심해질 것 같아서 미리 본가에 계시는 아버지한테 한 번 다녀올까 했었는데 아버지께서 극구 말리셨다. 나도 이 시국에 온 가족이 움직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 형세를 보아하니 연말이나 설에도 찾아뵙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찾아뵈려고 했으나 아버지의 만류로 포기했다.
매년 크리스마스와 연말 즈음해서 처갓집 식구들이 한데 모였다. 함께 모여서 식사도 하고 손위 동서와 술도 한잔씩 하고 밤늦게까지 수다 떨면서 놀곤 했는데 코로나가 지금의 확산세가 유지되거나 악화되면 다 물 건너갔다. 아마 제일 아쉬운 건 바로 아이들일 것이다. 12월 즈음만 되면 이모집에 언제 가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인데 올해는 어렵다는 것을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는듯하다.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아이들이 1년 중에 기다리고 기다리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날 중에 하나인데 말이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고 크리스마스트리도 꾸미고 오랜만에 친척들 한테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도 샀다. 할아버지, 외할아버지/외할머니, 큰아빠/큰엄마, 이모부/이모, 이종사촌들 아이들이 써야 할 카드도 많다.
크리스마스 카드 오랜만이야
크리스마스 카드는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 어릴 적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던 초등학생 때 이후로 크리스마스 카드는 처음으로 구입해 봤다. 그리고 혹시 그거 아시는가? 어릴 적 크리스마스 즈음되면 학교에서 결핵환자들을 돕기 위해 단체로 주문받던 크리스마스 실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는 것을...
2020년 크리스마스실 팽수 버전
그것도 무려 팽수가 모델이다. 어릴 적에 그렇게 모았던 크리스마스 실은 지금 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본가 아버지 집 어딘가에 처박혀있겠지.
크리스마스, 연말에 찾아뵙지 못하는 마음을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카드에 담아서 크리스마스 실도 붙여서 보내드릴 예정이다. 그리고 아이들 선물도 벌써 사줬다. 마트에서 TV 경품이 당첨된 그 날 아이들에게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로 게임기를 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