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영 Feb 04. 2016

복직이 두려운 교사 책을 읽다 1. 수업의 완성

                                                        

육아빠 6개월을 보낸 김선생은 복직이 무척 두려워졌다.


마치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하는 느낌이랄까?




하루하루 복직일이 다가올수록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9월복직이라는 게 걸리기도 했다.


전부 서로를 다 알고 모든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나만 혼자 새로 배워야 하는 그런 상황이 많을거 같았다.





그렇게 매일매일 고민하다가 집의 책꽂이에서 꺼낸 책이 있었으니...


바로<수업의 완성>




이 책은 김성효 선생님, 권순현 선생님, 허승환 선생님의 수업에 대한 노하우를 강의로 풀어낸 책이다.

(아마도 현장 강의를 했던 걸 책으로 엮지 않았을까 싶은데...)


일단 제목도 마음에 들고 내용도 부담이 없어 보여서 골랐다.(상당히 얇아서 금방 읽겠지 싶은 마음에...)


무엇보다 읽으면서 마음이 편했다.


내가 직접 강의를 하고 있는 자리에 있는 듯한 마음이 들면서 직접 육성으로 들리는 환각도 겪었다.!!!



우선 첫번째 강의를 시작하시는 김성효 선생님.(https://www.facebook.com/bomnamul99)


왠지 미인에 목소리도 이쁘실거 같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김성효 선생님의 강의 중 정말 마음에 와닿았던 말들이 있다.

첫번째는교사의 말 한마디에 학생의 삶이 바뀐다는 것.

 실제로 그러한 경험이 있다. 처음으로 교직에 들어올 때 9월 발령을 받았다. 5학년 담임이었는데 우리 교실에는 포켓몬스터의 지우 혹은 북두신권의 켄시로의 느낌이 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보이쉬 하다는 뜻입니다.)




이 아이는 수업시간 내내 졸았다. 특히 5교시면... 그래서 혼내보기도 하다가 어느날 일기에 한바닥 편지를 쓴 적이 있다.(이게 또 내 편지써주기의 시작이라...) 그런데 그 일기에 쓴 편지를 보고서는 그날부터 아이는 바뀌었다. 바로 일기를 읽자마자!!!

그때 교사의 힘이 크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때부터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한 듯 하다. (한번에 그렇게 바뀌었다는 건 아니고...)


두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말은교사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실 내 교사로서의 삶은 파란만장하다. 간단히 적어보자면

04년도 :(5학년담임) 발령받았는데 가출2번.

도벽.

05~07년도 : PUBLIC AGENT 생활

07년도 : (6학년담임)복직하니 일진그룹 20명 정도.

동네 4군데 학교 짱을 먹은 이십대 아이 잡으러 삼만리.

학생들 간의 학교폭력 사건의 한가운데 서다.

집단 사이버 폭행

08년도 : (6학년담임)중학교 선배들의 후배 관리.

중2가 학교 운동장에서 2학년 애한테 팬티 보여달라던 일

       짱끼리 붙어보자(전철역으로 2~3정거장 걸리는데 5,6학년 아이들 20명이 야구배트 들고 찾아옴.)

09년도 : (5학년담임)학교의 공식 경찰(형사)로 인정 받다. -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사건이 터지면 교장쌤이 호출하심.

자기는 남을 도우려던 거고 남은 자기를 괴롭힌다고 하는 아이

       이쁜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남학생

10년도 : (5학년담임)이제 그 학교의 짱은 내가 되었다.

11년도 : (6학년담임)가출 2번

       빗자루 휘두르다가 이마가 찢어짐.

다른 반 아이 싸커킥 해서 기절시킴.

초등학교 5년을 자유로운 대학생으로 살던 아이

       학생끼리의 싸움이 학부모 싸움이 되고 그게 법정싸움까지 가고 담임인 나는 민원대상이 되었다.

12년도 :(6학년담임) 팬티 벗기는 장난치기

13년도 : (5학년담임)잘하는 여자아이들의 갈등 문제

       혼자 못 어울리는 여자 아이

       아들의 학습적인 부족함을 인정 못하시는 어머니

14년도 : (쌩뚱맞은 2학년담임)ADHD기가 있는 아이들.

잘 때리는 아이

       잘 삐지는 아이...


다들 이정도 경험들은 가지고 계시죠? 가출 4번 정도야 뭐...




다들 이정도는 하는거 아닌가?

저런 경험들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 나는 어떤 성장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생각해 보건데 내가 교사로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저런 일들을 겪으며 상처입는 선생님들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을 하고 싶다. 정말 힘들었기에 서로 다독일 수 있으면 참 좋을거 같다.(일단... 내 이야기만 쭈욱 해줘도 주변 선생님들은 위안을 얻기는 하던데...)


강의 말미에 김성효 선생님은 이런 말을 하셨다.


"교사는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나무와 같다. 그러니 어느 순간에도 자존감을 함부로 낮추지 말아라."


선생님도 어디선가 들으신 말이라는데 참으로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그리고 왠지 이 영상이 마음에 와닿았다. 예전에 이 드라마를 보며 많이 와닿았던 부분이다.


<iframe width="640" height="360" src="https://www.youtube.com/embed/sb6878vIF9k?feature=player_embedded">



두번째로는 권순현 선생님의 강의(페북 친구분이 아니라서 링크를 걸기가..)


개인적으로 뵌 적이 없는 분이라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르겠어서 강의를 읽을 때 음성지원은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 중모든 수업법은 서로 연결되더라.라는 말이 참 읽기 좋았다.


교직을 처음 시작할 때는 나만 최곤 줄 알았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교실에서는 내가 최고다' 라고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져보고 흐트러져 보니 나는 열심히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시다는 걸 알았다.


학급경영, 수업 모든 것에서 자신의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 경력이 쌓일 수록 많은 교사들을 만날 수록 쉽게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보면 결국은 같은 길을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교육방법(수업법)은 결국 학생들을 위함이지 자기를 높게 세움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해 본다. 내가 성과를 이룬 만큼 다른 선생님들도 꾸준히 하신 분들은 모두 성과가 있다. 때문에 내것이 최고라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 필요한 걸 사용하는 게 더 가치있는 거 같다.


또한 모든 아이들을 수업에 참여시킨다. 이것도 정말 이상향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은거 같다.



세번째로는 허승환 선생님의 강의(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0737718265&fref=ts)


일정을 받을 때까지는 허승환 선생님이 누군지도 몰랐다.(그래서 인지 일정때 반장을 하고도 89점을 받았;;;)

 하지만 그 후 교사를 하면서 선생님께 온오프라인으로 배운 게 많았다.

허승환선생님의 공책정리하는 법 강의는 복직후의 내 모습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현재 전담교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은

공책정리다. 수업을 하면서 공책정리를 시키고 있는데 아직 검사는 안해봤지만 잘하고 있는 아이들을 종종 본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항상 던진다.

"공부는 왜 하지?"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이유는 가까운 미래, 먼 미래, 인생을 위한 세가지 이유가 있다 생각한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나중에 후회 안하려고" "좋은 여자 만나려고" "좋은 직업 얻으려고"

이거였다.

다시 묻고 싶다.

"그게 너의 생각인거야? 너는 뭘 원해?"

아직은 많이 아쉽지만 목표가 없어도 걸어가다 보면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나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아무튼 이 책을 거의 반나절 만에 읽으면서 많이 행복했다.



'나 복직해도 잘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아직은......


곧 익숙해지겠지.....




※혹여 동영상이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연락주세요~ (induston@naver.com)

작가의 이전글 [딩크의 학교문제집] 2. 일기, 문을 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