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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Writer Oct 20. 2023

하얗게 불태웠어! 까지는 아니지만,

내 속은 타들어 갔지


이달 초, 갑작스런 인사발령 이후에

타격감과 당혹감, 불안감

각종 내외부에서 밀려오는 곱지못한 감정들을 차례로 느껴가며

나만의 적응력 만랩 발휘 중이다.


1차로 전혀 생각지 못한 인사로 인해 놀라고 황당했다가 슬펐다가, 회의감에 젖었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업무 인수인계에 대한 부담감과 마무리 짓고 가야할 업무사이에 짓눌려 미친듯이 마감을 했고,

인사발령장을 들고 새 부서에 인사를 갔다가 어쩔수 없는 낯섬에 대한 당혹스러움을 한번 더 느끼고, 회의감에 다시 한번 젖었다가

옮긴 부서로 출근해 업무 인계를 받은 첫날엔 머리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체험을 했다

머리위로 물을 한 바가지 부으면 ‘치익~’하고 소리가 날것 처럼 뜨끈하다 못해 김이 나는 지경에 이르러 퇴근을 했고,

둘째날엔 새로운 업무 절차와 낯선 용어들을 익히느라 뇌용량이 터져나갈 것 같은 체험을 했다.

업무의 80%가 새로운 영역이다.

출근 셋째날, 갑작스런 건물 전기공사 통지를 받았고, 이 공사가 내가 관리해야하는 시스템들과 깊게 연관되어 있으니, 모두 셧다운 시켜야 하는 상황.

건물 전원을 모두 차단해야하는 이런 방식의 전기공사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까 말까 할듯하다. ‘저 오자마자 왜그러세요!!’ 담당자에게 하소연을 해보지만 상황은 이미 내 앞에 벌어져 있을 뿐


 이제 이주가 지나면서 어찌 굴러가야할지 대략 감을 잡은 듯했으나, 매일매일 팝콘 터지듯 새로운 상황들을 마주해야한다.


그래도 나름 ‘짬밥’이 있는데 어리버리 해보이면 우스울것 같고, 각잡고 고심해보지만

매일 매일 전임자에게 연락하고 호출하며 1부터 배워나가고 있는 시간들이다.


오늘도 나는 머리에 김이 날락말락, 용량의 한계가 올듯 말듯,

알듯말듯 한 경계를 왔다 갔다하며 머리를 쥐어짜다가 퇴근했다고 한다.


그리곤, 북엇국을 미리 해장삼아 안주로 내고, 먹다 남은 소곡주를 약주 삼아

하루의 마무리를 그럴듯하게 지어 보려 한다.

글쓰기를 했다는 자부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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