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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Writer May 31. 2024

1박2일 홀로 다녀온 속초여행(일출과 낙산사)

기도하는 마음

일출을 보려고 자기 전 일출시간을 확인하고는 알람을 맞추어 놓았다.

새벽에 알람소리도 전에 눈이 떠져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은 어두운 하늘에 구름이 짙었다. 해를 볼 수 있을까.

일출시간이 되기까지 해안가 이쪽저쪽을 다니며 산책하고, 근처 언덕 위에 위치한 풍랑 대피소에 올라 해를 기다렸지만 어느새 주위는 밝아졌고 해는 볼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차에 앉아 잠을 좀 더 청하고 일어나니 목욕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지도를 켜고 주변 검색을 해서 가까운 사우나를 찾았다.

개운하게 씻고 나오니 또 당연스레 배가 고파온다. 원래는 아침을 안 먹고 다니는데 이동을 많이 하는 여행에서는 챙겨 먹게 된다.


속초 하면 ‘아바이 순대 타운’이 유명한데  올 때마다 먹었던 터라 다른 음식을 찾아봤다. 뜨끈한 국물이 있는 국밥종류를 검색했더니 문어국밥이 괜찮아 보여 찾아가는데, 지나는 길에 ‘황태’가 쓰인 글자를 보고는 다시 황탯국이 화악~ 당긴다.

얼른 검색에 들어갔고, 마침 또 근처에 황탯국을 파는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갑자기 찾은 식당인데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식당이름부터 가게 분위기 음식 세팅,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 맛까지 마음에 꼭 드는 식당에서 찐한 황탯국을 맛나게 먹고 나니 하루의 시작이 이렇게나 좋을 수가 없다.


기분좋게 출발, 오늘은 강원도에서 유명한 사찰인 낙산사를 가보기로 한다.


낙산사는 내가 7, 8살 무렵 가족이 여름휴가를 왔었던 기억으로 가물하게 남아 있다.

그것도 나중에 사진으로 보면서 ‘아, 그래 거기 엄청 큰 불상이 있었는데..’라는 정도의 기억이다.

어디,  지금도 그렇게 크게 보일까?


20분여를 달려 도착했다.

낙산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동해에 면한 오봉산에 창건한 절로 기록되어 있다. 창건 이래 여러 차례 전쟁과 화재로 중건이 계속되었고, 2005년 큰 산불로 많은 건물과 문화재의 손실을 입고 중, 개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되어있다.


그래서인지 건물자체에서 오랜 고찰의 시간적 흐름을 느끼긴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고즈넉하고 바다에 인접에 있어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산책길 정비도 잘되어 있어 걷기에 좋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 주변으로는 곧 있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초록이 조금씩 짙어지고 붉은 연산홍 피어 있는 연못에는 커다란 자라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


조금더 언덕 위로 올라가자 키가 아주 큰 불상이 나타난다.

바다를 바라다보고 있는 해수관세음보살상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불상이다. 여전히 크구나.

언덕 위에 둥그렇게 만들어진 이 터의 한가운데에 보살상이 우뚝 서 내려다보고 있다.

가만히 기도를 해보고는 둘레에 놓인 의자에 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한참 내려다보니 속이 다 후련해지는 기분이다.

단정하게 손질된 산책로를 따라 반대쪽 산자락 끝에 자리한 ‘홍련암’에도 들러본다.

절벽으로는 파도가 부딪쳐오는 소리가 들리고, 암자에서는 스님의 기도소리가 들려온다.

두 소리가 합쳐져 나에게 어떤 일종의 경건한 파장을 전달하는 것 같다.

나도 기도를 올린다. 나와 가족, 친구, 친구의 아프신 어머니…

나오는 길에 기념품 판매소 앞에 누구나 마시도록 둥굴레차를 비치해 놓은 게 보인다. 가게에서 팥만쥬를 하나 사서 시원한 둥굴레차랑 먹으며 오래 걸어 살짝 배고프던 차에 요기를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속초 나들이를 마치고 이제 서울로 향해본다.

아들얼굴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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