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게톤은 작지만 평화로운 동네였다. 그곳에서의 워킹홀리데이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새벽마다 브로콜리 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 시절, 나는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생경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새벽의 게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이불 속의 따스함을 떠나 밖으로 나서는 순간,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싸안았다. 나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두꺼운 장갑을 끼며 그 추위에 맞섰다. 브로콜리 밭으로 가는 길은 어둡고, 발걸음마다 얼어붙은 흙이 바스락거렸다.
브로콜리를 수확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손가락 끝이 시리도록 추운 날씨 속에서, 무거운 브로콜리를 하나하나 손으로 따야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이 모든 고생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이 경험이 나의 한계를 시험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그 힘든 일상 속에서도 작은 기쁨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면서 목격하는 아름다운 일출, 그리고 일하는 동안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과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그 추운 새벽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워킹홀리데이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나는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린다. 게톤의 새벽, 얼어붙은 브로콜리 밭에서의 고된 작업. 그 모든 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경험은 나에게 어떤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게톤에서의 추운 새벽과 브로콜리 밭은 이제 나의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 페이지는 내 인생의 책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장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리운 게톤과 게톤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