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없이 몰타

2025 몰타-시칠리아 여행 04

by 미술관 중독자

오전에 호두를 지인 집에 부탁하고 리스본 공항 제2터미널로.

리스본 제2터미널이라는 곳은 왠만한 한국 중소도시 버스터미널 수준. 라이언에어와 이지젯 같은 저가항공사 이용할 때 가게 된다. 짐 안부치고 보딩패스 찍고 곧장 들어가므로 오래 머물 일이 없다. 너무 일찍 도착 안하길 추천. (할 것도 없고 앉을 자리도 없다)


리스본에서 몰타 국제공항까지는 2시간 55분.

숙소는 슬리에마에 잡았다.

공항버스 Airport Direct 3을 타고 두 정거장 간다. 컨택리스 카드로 버스 탑승 가능하다. 3유로.

공항버스가 한 방향으로만 돌기 때문에 갈 때는 두정거장인데 슬리에마에서 공항으로 돌아올 때는 꽤 먼 길을 빙 돌아온다. 그러므로 공항으로 갈 때는 시간 넉넉히 잡고 나오는 게 좋다. 공항버스에 앉아 몰타 섬 해변 휴양지 보면서 오면 된다. (딱 봐도 영국인 많은 거 같은 그런 분위기. 포르투갈 남부에도 영국 관광객 많은 마을들의 특징이 있는데, 그 분위기다. 펍 많고 국적불명 레스토랑 많고)


몰타는 1814년부터 1964년까지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몰타어와 영어가 공용 언어고, 운전석은 오른쪽에, 전기 콘센트도 영국식이다.

집에 뻔히 영국 아댑터가 있는데 안 가져왔다. 그만큼 몰타 여행 준비는 안했다.

호텔 리셉션에서 빌려주지도 않고 3유로에 판매 -_-

기껏 사왔더니 침대 머리맡에 USB충전포트가 있다 -_-

아 쒸 환불할까 하다가 나중에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몰타에서 묵어야 하니 걍 쓰기로.


몰타어는 언어 계통으로는 아랍어와 가까운 말이라고 하는데, 지리적으로 이탈리아와 가까워서 그런지 라틴알파벳을 쓰고(특이한 문자가 있긴 하다만) 고맙다는 말은 그라치라고 한다. 유럽연합의 언어 중 유일하게 셈족 언어라고.


내가 몰타에 대해 아는 건('들어본 건'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1. 대실 해밋의 1930년 작품 '몰타의 매' - 내가 읽은 책은 말타의 매 였는데... 몰타라고 쓰는 게 외래어 표기법상 맞나보다. 여튼, 제목에 몰타가 나오지만 정작 배경이 몰타라거나 몰타 출신이 나온다거나 하진 않는다. 이 책의 몰타는 그냥 맥거핀.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대표작이고 영화화도 여러 번 됐으니 읽어볼만은 한데, 옛날 하드보일드는 내 취향이 아니다.

2. 말티즈 강아지! 정작 몰타에서 말티즈 강아지를 만나보진 못했다.

3. 몰타 기사단.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 오는 사람들을 위한 병원 운영하고 치료해주는 게 목표였던 성 요한 기사단이 여기저기 자리를 옮긴 뒤 몰타 섬에 머물기 때문에 (나중엔 여기서도 떠나지만) 그 기사단을 몰타기사단이라고 많이 부른다.

리스본에도 몰타 기사단 소속 성당이 하나 있다. 관광객들 많이 가는 산타 루시아 전망대 옆, 산타 루시아 성당이다. 들어가보면 나이 지긋한 분이 파일에 철해놓은 자료를 보여주신다.

https://share.google/pmMOBNsPADy5FM6nR



몇 년 전에 몰타 여행을 한 시동생 말이

날씨좋고 아름다운데 현지 음식은 기대 마, 모든 음식에 케이퍼가 왕창 들어가니까 각오해.

과연! 샐러드, 닭조림요리 등등에 케이퍼가 ㅎㅎㅎ 이동네 특산물인가 싶을 정도로. 나는 케이퍼 좋아하니까 상관없었음. 이탈리아 음식이 꽤 잘 나오는데, 이탈리아에는 있는 coberto(테이블값이랄까. 서서 먹거나 바의 간이 의자에서 먹으면 안 내는 비용. 소박한 식당에선 빵 가격이 여기 포함되기도 한다. 비싼 식당은 다 따로 매긴다) 가 없으므로 오히려 저렴.


몰타 건축의 특징은 엷은 모래색 돌로 지은 건물에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으로 칠해진 나무 덧베란다.

왕좌의 게임, 글래디에이터 등을 몰타 섬에서 촬영했다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창백한 모랫빛 건물, 땅, 들, 파란 하늘과 바다, 원색으로 빛나는 나무 덧창.


나의 몰타 첫인상

f652980f-6b49-4474-8df8-6e4e2aa624b6.jpg



마침 우리가 있을 때 성 요셉 축일이어서 발레타에서 기념 행렬을 만남.


성요셉축일이 몰타 공휴일이어서, 슬리에마에서 발레타 가는 배가 안 다녔다.

발레타 어떻게 가요? 라고 배 매표소 직원에게 물었더니 헤엄쳐서지 당연, 이라고 했다가 오늘 휴일이라 배 안다녀, 했다는. 결국 버스타고 가라고 알려줬다.

슬리에마와 발레타는 섬의 오목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버스로 가도 20분이면 간다.

배는 그냥 호기심으로 타보고 싶어서 물어본 것.

운좋게 버스에 자리가 있었고, 잔돈이 없다며 버스기사가 버스를 무료로 태워줬다. 호오.

여행 시작이 좋은데. ㅎㅎㅎ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