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메뉴로 동생이 찜닭을 주문 배달시켰다.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함께 먹을 기대에 찼다. 밥이 끓는 시간과 음식 도착 시간이 거의 비슷할 것 같았다. 예상보다 일찍, 밥이 이직 뜸이 들기 전 음식이 먼저 배달되었다.
딸아이는 음식이 도착하자 추가로 주문 한 당면을 찾았다. 당면이 들어 있지 않다며 이상 하다고 했다. 포장된 봉투 두 개를 다 열어 봤는데도 없다. 주문한 음식점에 전화를 하려다 우선 영수증을 확인했다. 배달이 잘못되었다.
영수증에는 우리 집 주소가 아닌 다른 사람 주소가 적혀 있었다. 혹시 배달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주문한 찜닭의 양이나 맛이 같다면 그냥 먹을까 생각도 했다. 음식을 주문하다 보면 가끔 이런 경우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우린 매운맛을 주문했는데 영수증엔 전혀 맵지 않게 해 달라고 적혀 있고, 뼈 있는 닭찜을 주문한 우리와 달리 순살 닭찜이었다.
일단 음식점에 배달이 잘못된 것 같다고 통화 한 뒤 우린 각자의 생각을 쏟아냈다. 우리가 그냥 먹을 수도 있는데 영수증에 적힌 집에는 순살을 시킨걸 보니 어린아이들이 있는가 보다. 그럼 바꿔 먹을 수도 없겠네. 맛도 우린 매운 걸 시켰는데 아이들 먹기에는 너무 매울 수 있지. 우린 음식 확인만 했는데 저 집에서 벌써 먹었으면 어떡하지. 먹으려고 하는 찰나 뺏어온 건 아니겠지. 본인이 시켰으면 확인이 될 텐데 누가 시켜줬으면 모르고 먹을 수도 있어. 우린 잘못 배달된 음식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때 음식점에서 전화가 왔다. 두 주문자의 음식을 교환해 주겠다고.
시간이 10분쯤 흐른 뒤 20대 초반쯤 보이는 여성 배달원이 집 앞에 도착했다. 남편은 배달원에게서 실제 우리가 주문한 찜닭을 건네받고, 난 배달원에게 잘못 배달된 찜닭을 건넸다. 남편과 난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어 서로 웃고 말았다.
배달원이 돌아간 뒤, 우리 부부는 배달업이 힘들 텐데 젊은 여성분이 고생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 요즘엔 여성 배달원도 많다고 한다.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배달. 급하게 배달하느라 실수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난여름에도 음료를 주문했는데 남성 배달원의 실수가 있었다. 급하게 오다가 계단에서 발이 걸려서 음료수가 쏟아진 것이다. 배달원이 아픈 것도 잊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었다.
두 번째 배달된 포장을 풀면서 우린 그전에 받은 첫 번째 찜닭 보다 더 뜨거운 온도를 느꼈다. 우리가 주문한 찜닭 요리를 나중에 했음을 알았다. 받기 전에는 따끈하고 매콤해야 맛있는데 식어서 맛이 없을까 봐 걱정을 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갓 배달된 음식처럼 맛있게 먹었다. 따듯해서 더 매콤한 뼈 있는 닭찜을 아 매워!, 아 매워! 먹으며 생각했다. 우리 집을 거쳐 간 맵지 않은 순살 찜닭을 먹을 아이들을 상상했다. 아마도 약간 식어서 아이들 먹기에는 더 좋을 수도 있겠다고.
닭찜이 우리 집을 지나 시골 마을까지 한 바퀴 돌고 왔는데도 맛은 그대로였다. 식은 밥을 한 숟갈 먹는 동안 밥솥에선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이 다 지어졌다. 오늘의 찜닭 배달 과정은, 밥 짓는 시간을 맞추기 위한 배달원의 계획적인 귀여운 실수로 해석한다. 한편 음식점에선, 다음번 음식 주문 시 오늘의 배달 과정을 얘기해 주면 서비스를 주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