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떡

떡집에 풍년

by 나를 아는 사람

일을 하던 중 아침 일찍 출근한 사원을 만났다. 평소엔 오전 7시쯤 출근하는데 오늘은 더 일찍 출근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떡을 줄 거라며 어디서 떡을 받을지 물었다. 웬 떡이냐고 물으니 본인 생일이란다. 본인 생일이라고 떡을 돌린다고 하니 생소하긴 했다. 생일 떡을 그냥 먹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선물을 받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사양한단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떡이 담긴 박스에서 떡을 덜어서 스티로폼 그릇에 듬뿍 담아준다. 받은 떡은 동료 두 명을 불러 맛있게 나눠 먹고 있었다. 떡을 먹고 있는데 두 분과 같이 먹으면 모자라다며 박스채 가져와서 다시 듬뿍 담아주고 간다.


사원이 끌고 온 손수레에는 떡 박스가 많이 실려 있었다. 회사 전체에 돌릴 예정이란다. 떡 박스를 보니 상호가 풍년떡집이다. 풍년이라는 단어 자체가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집 오늘 상호대로 풍년 들었네 싶었다. 사원이 사는 동네 떡집이라고 한다. 내가 오래전에 가본 적이 있는 떡집이다. 이 집 알아요. 떡집 한 지 20년도 넘었을걸요. 떡도 맛있어요. 했더니 맞다고 한다. 떡을 주문하러 갔을 때도 갓 나온 떡들이 많았다고. 맛있어서 주문이 많다는 의미로 들렸다.

떡 나누기는 8 시인 출근시간이 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층마다 있는 사무실, 현장 곳곳, 청소하는 사원들, 회사의 보안을 책임지는 보안팀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떡 나눔을 했다. 사원들의 출근 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생일 떡. 출근하자마자 맞이하게 될 말랑말랑 하고 참기름 윤기 좌르르 한 반달 떡. 아침부터 웬 떡? 하며 하나씩 집어 먹어 보겠지. 오늘 하루 회사 전체에 생일 떡의 맛있는 얘기로 꽃이 피지 않을까 싶다.


생일 떡의 주인공인 사원은 평소에 인사를 잘하고 친절하며 부지런하다고만 여겼던 분이다. 곳곳에 세심하게 떡 나눔 하는 모습을 보며 그분이 궁금해서 작업복에 적힌 이름을 외웠다. 나중에 다른 사원에게 물어본 결과 그분은 직급이 꽤 높은 분이었다. 회사에 이런 분들이 많다면 사원들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은 전염성이 강하다. 생일 떡을 먹고 나니 내 마음도 떡처럼 말랑말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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