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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Aug 24. 2023

풀떼기만 사지 말고 고기 좀 사 와!

남편 : 떼기(채소) 말고 고기 좀 먹자!

나나 : 누가 들으면 풀만 주는 줄 알겠네!

남편 : 맞지. 맨날 풀만 먹고 무슨 힘을 쓰겠어? 고기를 줘야지!

나나 : 고기 사 와도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고기 타령을 하네!

남편 : 채소도 먹어야 되지만 가끔은 채소 먹고, 육고기도 먹고, 생선도 먹어야지! 안 그래?

나나 : 그렇다고 내가 육고기를 아예 사지 않는 건 아니잖아요?

남편 : 알지. 좀 더 자주 육고기를 먹자는 거지!

나나 : 고기 자주 주면 또 자주 준다고 싫어할 거면서 그러네!

남편 : 당신도 좋아한다고 야채만 많이 먹지 말고 육고기 종류를 많이 먹어야 힘이 나지? 야채가 몸에 좋은 건 알지만 나이 들수록 고기. 특히 소고기를 많이 먹어야 다고 들었어! 고기를 자주 먹자.


내가 푸성귀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마트에 식재료를 사러 가면 가장 먼저 채소를 산다. 채소류 앞에서 한참을 둘러본 뒤 다른 물건에 눈길을 돌린다. 특히 로컬푸드의 싱싱한 채소류 앞에만 서면 전부 사고 싶어서  정신을 못 차린다. 시간이 갈수록 장바구니에는  채소 가득, 육고기 약간, 생선 약간이 채워진다.


남편은 이런 장보기에 불만이다. 첫 번째는  좋아하는 두부를 내가 잘 사지 않아서, 두 번째는 큰 장바구니가 미어터지게 담긴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야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고기류와 야채를 적절히 섞어서 먹고 싶어 하는 남편은 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남편이 편식하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어서 내가 신경을 덜 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루 세끼 식사를 집에서 먹는 남편 입장에서 보면 매 끼니를 풀떼기로 뱃속을 채우고 싶지는 않겠지. 아마도.


남편과  난 서로에 대한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방법을 하나 찾았다. 하루 세 번의 식사 중 두 끼는 집에서 먹더라도 남편의 용돈을 올려서 하루 한 끼는 먹고 싶은 맛있는 밥을 사 먹기로 했다. 이 결정에 대해 두 사람 모두 대만족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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